지역아동센터-꿈이있는 도덕지역아동센터
지역아동센터-꿈이있는 도덕지역아동센터
  • 전말봉
  • 승인 2007.05.11 0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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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농촌"을 "살아나는 농촌으로"

농촌지역의 아동수가 갈수록 줄어든다고도 하고 소규모학교는 통폐합되거나 폐지된다고 하지만 모든 농촌이 꼭 그런 것만은 아닌 듯하다. 특히나 IMF이후 맞벌이 가정이 늘고 이혼가정이 늘어가면서 시골농촌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손자들이 함께 사는 조손가정은 새로운 가정의 형태로 이미 자리잡혀가고 있다. 정확히 통계를 내보아야 알겠지만 '꿈이있는 도덕지역아동센터'가 자리 잡고 있는 '의당면 도신리'도 조손가정이 다른 어떤 농촌 못지않은 그런 마을이다.

'도덕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이삼희(43세), 이현옥(40세)목사 부부는 도회지에서 목회를 하다 이곳 도신리에 왔다. 처음 와서 놀란 것은 농촌 자체가 사회에서 소외되는 것도 문제였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조손가정 아이들이 의외로 많고, 주변에 학원도 없고 별다른 보육시설도 없어 갈 데가 없이 자연스레 동네에 방치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이 아이들이 주로 노는 곳이란 동네 골목 어귀, 아니면 집안에서 컴퓨터와 지내는 것. 심지어는 아무런 위험을 감지하지 못한 채 농약병을 가지고 노는 것도 목격했다고 한다. 식사를 제때 챙겨주지 못하는 것은 당연지사. 도회지에 사는 자식들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농촌에서 바쁘지 않게 살 것이라 생각하며 아이들을 맡기지만, 실제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더 바쁜 곳이 농촌이고 전형적인 맞벌이다.

처음에는 2003년 영어공부방으로 시작했다. 그러다가 자연스레 '간식', '급식', 놀이 및 보충학습으로 확대되었다.

"시골농촌지역에서 영어학습의 혜택이 어디있겠는가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전체적인 학습능력이 부진하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자랄 때는 가정에서 관심과 배려속에 체계적인 지도가 있어야 아이들의 학습능력이 향상되는데, 조손가정 아이들은 그런 가정환경이 되기 힘들잖아요. 그래서 지금과 같은 학습프로그램을 갖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설장을 맡고 있는 사모 이현옥씨의 말이다.  

 '도덕'만의 특징은? "우리 아이들이 시골농촌에 사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초학습부터(부진아동개별지도) 밴드연습활동, 전학년 영어기초학습, 중고등부(국,영,수,사,과) 기초학습, 토일 공휴일 운영 등 손발이 닳아 없어질 지경이네요"

앞서 말했지만 다른 '농촌형 지역아동센터'와 마찬가지로 '꿈이있는 도덕지역아동센터'도 아이들을 다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바로 '정원제한' 규정 때문이다.

"농촌 시골 자연부락에 자리 잡고 있는 '지역아동센터'의 경우에는 어쩌면 '정원제한'문제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장담컨대 앞으로 조손가정은 더 늘어날 것이고 농촌고령화 및 농촌사회  인구공동화문제를 해결하는데 농촌부락 아동문제는 관건적인 문제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 아이들을 공동체적으로 돌보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자체에서는 아무런 고민과 준비가 없습니다. 심지어는 정원초과한 시설은 '자르면 되잖아요'라며 개그 프로 멘트 말하듯 합니다. 지역사회에서 요구가 있으면 지자체에서 해결방안을 강구해야 하는거 아닌가요? 그런데 공주시는 거꾸로예요. 급식비 문제도 그래요. 운영비보조금 주면 다된다고 생각하는 듯해요. 운영비는 없으면 줄이고 사비 털어서 한다지만, 아니 해왔지만 급식은 아이들 건강문제에 제일 중요한 거잖아요" 항상 시와 제도의 문제를 물어보면 답답한 한숨이 함께 내뱉어진다.


'도덕'은 자연부락 한가운데 농가주택을 개조해 공간을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툇마루에 마당이 넓은, 누가 보면 여느 농가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하지만 기자가 마당에 들어섰을 때 말그대로 '동네축구'가 한참이었고, 한쪽에는 팔씨름, 한쪽에서는 넘어져 우는 아이 등 어렸을 때 우리가 놀던 모습 그대로였다. '도덕'이 있는 한 '의당면 도신리'는 분명 '떠나가는 농촌'이 아니라 '살아나는 농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