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천지역아동센터
탄천지역아동센터
  • 전말봉 기자
  • 승인 2007.04.2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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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제 책이 없어졌어요”

지역아동센터 탐방기 3탄으로 찾은 곳은 탄천면에 자리잡은 ‘탄천지역아동센터’이다. 시설장은 현재 탄천면 영흥교회에서 시무하고 있는 박찬응(46세) 목사다.

현재 등록 아동은 9명. 센터 개설시 수용규모(시설장 1인-9명, 시설장1인과 종사자1인-29명) 때문에 현재는 9명이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아이들이 센터 안팎에서 함께 공부하며 놀고 있다. 그 9명 모두 할아버지나 할머니와 함께 사는 조손가정이다.

탄천지역은 부여에 인접해서 인지 메론, 오이, 딸기 등을 재배하는 시설재배단지가 많아서인지, 아이들의 보호자들은 거의 대부분 매일같이 인근 하우스로 일을 나가신다.

지역아동센터는 많은 교회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시설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탄천지역아동센터'도 박목사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시설이다.

“처음에 복음차원에서 시작했어요. 교회는 교인들 가정에 대한 관심도 있어야 하지만, 교회가 위치한 지역과 사회에 대한 교회의 봉사도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교회의 역할이기도 하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애초에 목사님이 목회를 나오면서 공부방 사업을 할려고 일부러 학교를 다시 들어가 사회복지학을 전공하셨어요.”

현재 시설에서 자원봉사교사를 하고 있는 박목사 사모 김덕자(44세)씨의 말이다.

현재 시설을 운영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시설이 너무 열악하다는데 있다. 이는 시설투자를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용도로 중간에 사용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 때문이다.

‘탄천지역아동센터’는 ‘탄천면복지관(공주시소유, 면 관리)’ 1층에 자리잡고 있는데 오는 12월 대통령선거가 다가오면 투표소 설치를 위해 원상복구를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김씨는 “저번 지자체 선거 때 사무실을 한번 뜯었다 붙였는데 돈은 30만원 들고 목사님과 둘이 죽도록 고생했어요. 지금 아이들한테는 집처럼 편안히 생활하면서 맘껏 뒹굴고 공부할 수 있는 공동체 생활공간이 필요한데, 시설투자를 할 수가 없으니 아이들한테 미안할 따름이에요”라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바로 인근에 탄천초·중학교가 있어서 이곳을 투표소로 하면 장소를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복지관을 제 용도에 맞게 사용하는 것일텐데, 지자체의 협조가 절실한 문제다. “그나마 3년 넘게 장소를 구해왔는데 이 정도라도 사용할 수 있게 허락해준 복지관 운영위원회에 감사할 따름이죠”라는 김씨의 덧붙이는 말이 왠지 힘이 없어 보인다.

“지난번 회계실무자 교육을 갔는데 충남에서 급식비 안받는 곳 손들어 보라해서 봤더니 공주만 들고 있는 것 같더라구요. 시설은 그렇다 치더라도, 또 운영비야 없으면 못쓴다치더라도 아이들에게 밥만큼은 맛있고 넉넉하게 해 주고 싶은데 우리만 급식비를 안받는 것 같더라구요. 다른 건 몰라도 급식비는 지원해 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우리 지역 내 지역아동센터들은 나름대로 그 특색들을 이제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탄천지역아동센터’는 들어서면서부터 눈에 책장이 한가득 들어온다. 예전에 '마을문고'를 했었던 장소였기 때문이란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항상 책속에 파묻혀 지낸다. 책보는 것이 일상화된 듯하다. 인터뷰하는 중간에도 아이들이 교사에게 다가와서 하는 유일한 짜증은 ‘선생님 제 책이 없어졌어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