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회사 지하수 700톤 뽑으면 마을은 망해”
“생수회사 지하수 700톤 뽑으면 마을은 망해”
  • 김종술 기자
  • 승인 2011.07.0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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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 운궁리 주민과 생수회사다툼...회사 “주민과 합의했다”
▲ 경운기를 앞세운 주민들이 음료 회사를 향해 가고 있다.

공주시 정안면 운궁리 주민 50여명이 생수공장 추가 관정 반대를 요구하며 집회를 가졌다.

마을 뒤편에 모 생수 공장이 추가 관정을 판다는 소리에 바쁜 농번기에 검게 그을린 70~80살 노인들은 4일 오후 1시 30분부터 '00음료 결사반대'를 외치며 마을회관에서 공장까지 500m 정도를 경운기를 앞세우고 뒤따르며 공장입구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집회에 참가한 주민은 “지금 가지고 있는 관정으로 장사를 하면 됐지 더 파는 이유가 뭐냐?, 자기들만 돈벌어 먹고 살고 우리는 죽으란 소리냐!"고 목소리를 높이며 "공장 설립당시 ‘마을주민들의 지하수가 고갈될 경우 공장을 폐쇄 하겠다’고 했다. 공장 주인이 바뀌었다고 하던데 새로 바뀐 주인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주민동의도 없이 일은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며 질타했다.

주민 "추가 관정을 하면 지하수 고갈"

또한 “하루에도 수십, 수백 대씩 밤낮없이 대형차량이 마을을 다닌다. 주민들의 안전도 장담 받지 못한 채 마을도로까지 망가트리면 어떻게 하느냐"며 "추가 관정을 파고 나서 지하수라도 고갈이 될 경우 우리는 농사도 짓지 못하고 마을주민들은 다 죽어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 주민들의 시위가 벌어지자 공사가 중단된 상태이다.
김동선 마을이장은 본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기존에 주민들과 합의를 하기에는 300톤의 물을 뽑아 쓰겠다고 해놓고선 이번에 추가로 관정을 더 파서 400톤의 물을 쓴다고 하는데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마을이 위치하고 있는데 700톤의 물을 쓰면 지하수 고갈은 불보듯 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이장은 또한, “충남도에서 허가를 내줬다고 하는데, 주민들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허가를 해 줄수 있는지 의심이 간다"며 "처음 공장 설립당시(1995년)에도 주민들도 모르게 시추를 하고 모르게 들어 와서와 이런 사단이 벌어졌다. 또한 공장 대표와 주민들간 대화도 단절된 상태로 공장이 법만을 앞세워 법대로 한다면 우리도 물리적인 힘을 동원해서라도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마을 주민은 “우리도 회사가 발전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회사야 돈을 벌다가 다른 사람에게 팔아먹고 가버리면 그만이지만, 우리들은 자식들이 돌아와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켜나가야한다"며 "회사에서 마을에 발전기금을 준다고 현혹시키는데 우리는 돈보다는 미래을 위해 타협을 하지 않을 것이며 끝까지 지켜서 후손에게 물려주자”며 추가 관정을 파는것에 절대 반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회사 "주민들과 이미 다 합의했다"

(주)00음료 오 공장장은 “관정 하나에 200m정도를 파는데 통상적으로 10개의 관정을 파야 3개 정도에서 물이 나오며, 이후에도 금강유역환경청에서 환경영향조사를 받는 등 허가 절차를 다 받아서 공장을 운영한다"며 "불법을 하는 것도 아니고, 주민들에게 원가계산서까지 다 보여줬다. 회사가 19.9L 정수기 물을 판매하고 있는데 시추 후에 물이 나온다면 좋지만 나오지 않을 경우 0.5L정도의 작은 생수를 판매 할 수밖에 없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또한 “주민들과 충분한 협의를 했으며 최근 마을대표들과 회사에서 만난 자리에서 마을발전기금 매달 백만 원, 주민들이 사용하는 공동우물 전기료(매월 30만원), 1년에 주민관광을 위한 버스 2대의 대여료까지 주기로 합의를 했는데 이제와서 주민들이 이러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합의서를 제시했다.

▲ 주민들이 마을회관에서 출발하여 음료 회사까지 구호를 외치면서 가고 있다.

충남도 허가부서인 수질관리과 담당자는 “현재 가허가 상태로 본 허가가 나간 것이 아니다. 더욱이 금강유역환경청에서 환경영향조사를 받아서 취수량을 정해주는 것으로, 주민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700톤이라는 말은 아직은 아무도 모르는 상태"라며 "환경영향조사 기간도 사계절로 1년 이상이 소요되며 이후에 심의 결과까지 거치고 나면 2년 정도는 걸리며, 허가가 나간다고는 현재로서 장담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주민들은 지하수 고갈을 우려하고 있는데 추가 시추를 하면서 주민설명회도 없어 우려가 되고 있다. 정안면 운궁리에 위치한 00음료는 1995년 공장설립과정에서도 주민들의 반대로 연일 집회와 고소 고발로 싸움이 치닫다가 회사에서 마을에 발전기금을 주면서 현재까지 공장 운영중에 있다.

▲ 오마이뉴스와 동일하게 기제 됨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