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 굿뜨래페이, 일반 발행액 100억원 돌파
부여군 굿뜨래페이, 일반 발행액 100억원 돌파
  • 이순종 기자
  • 승인 2020.04.1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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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 공동체 순환 지역화폐
전체군민 31%, 경제인구 51% 이용 중
ⓒ부여군
ⓒ부여군

# 동양고사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온다. 어느 원숭이를 키우는 사람이 원숭이에를 바꿨다. 즉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로 주겠다고 했다. 이에 원숭이게 주는 도토리 갯수가 화를 내자 못이기는 척 이번에는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를 주겠다고 하자 원숭이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같은 숫자인데도 불구하고 어떻게(HOW) 주느냐에 따라 경제 심리적 만족도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7개의 같은 숫자이지만, 심리적 만족도는 많은 것(4개)을 먼저 받는 게 적은 것(3개)을 먼저 받을 때보다 만족도가 더 크다는 것이다.

# 고전 경제학에서는 계산적 합리성의 관점에서 7개의 같은 숫자가 중요하기 때문에 선후는 의미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요즘은 다르다. 행동경제학을 위시한 경제 심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대의 입장에서는 7개 중 4개를 먼저 주었기 때문에 경제적인 긍정효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만족을 얻기 때문에 그 경제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추가소비 등 다른 활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를 일러 조삼모사의 역설이라고 하며, 전국 최초의 공동체 순환화폐인 부여군 굿뜨래페이에는 이런 역설에 기반한 정책설계(Mechanism design)가 들어가 있다.

부여군이 발행한 굿뜨래페이가 13일을 기점으로 누적 발행액 190억을 돌파했다.

지난해 12월 출시 당시 발행액 90억원을 빼면 3개월 사이에 100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부여군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선제적 참여적 기본소득 개념으로 인센티브 정책을 펼쳐왔다.

굿뜨래페이는 작년에 75억원 상당의 농민수당을 포함한 정책발행으로 90억원을 발행했었다. 정책발행 이후 참여적 기본소득 개념의 충전 인센티브 부여와 함께 소비 인센티브, 순환 인센티브를 주면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정책발행액을 뛰어넘어 일반발행액이 100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이는 오로지 주민의 참여로 인해 달성된 숫자이고, 단순히 1인당 100만원 씩 충전했다고 계산해도 9,900명 이상이 참여한 숫자다.

현재 굿뜨래페이는 3월 말 부여군 인구 66,353 중 31%인 20,649명이 사용하고 있으며 경제활동 인구가 40,600이라고 할 때 이 중 51% 정도가 사용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시행 중인 참여적 기본소득 개념의 10% 인센티브 부여를 실시한 이후, 약 50억원이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서 충전됐다. 사회적 의미가 짙은 소셜펀딩 개념의 자본이 주민 동참을 통해 형성된 것이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굿뜨래페이의 소셜편딩이 소비진작을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박정현 부여군수는 “경제적 심리위축 등 위기상황에 대해서는 실용적인 대책이 필요하며, 굿뜨래페이는 공동체 순환 가치를 지향하면서도, 주민참여에 의해 즉각적인 소비 진작을 가져올 수 있도록 조삼모사의 역설을 반영하여 정책설계(Mechanism design) 됐다”면서 “고령층이 사용하기 쉬운 카드 방식이면서도 수수료가 없는 방식이어서 빠르게 안착됐고,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50억원 가량의 소셜펀딩이라는 결과를 내고 있어 앞으로 굿뜨래페이의 안정적인 운영을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제 상황을 타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