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년 속곳 가래 빠지듯’
‘미친년 속곳 가래 빠지듯’
  • 김종술 기자
  • 승인 2010.03.05 10:2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대강 사업 이대로는 안 된다.

기자수첩

이명박 정부가 벌이는 4대강 사업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세종시 문제로 세인들의 관심에서 벗어난 채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

세종시 문제를 등에 업고 진행되는 만큼 언론의 눈을 피해 황급하게 서두르다보니 공사현장마다 규정에 어긋나게 불법이 판치고 있다. 환경단체가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지만 힘이 부족하고 언론의 무관심으로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

유원일 국회의원(창조한국당)과 환경단체가 공주시 금강보 현장을 방문해 공사현장을 둘러보고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강에서 하는 공사의 기본은 하류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침사지와 오탁방지막를 설치하는 것이 가장 기본 사양인데 솔선수범해야할 정부 사업이 기본도 없었다.

환경영향평가서에 3곳 중에 2곳을 운영한다는 침사지는 물속에 감추어두었는지 모래에 파묻혔는지 보이지 않았다. 공사 담당자조차도 찾지 못하는 침사지에 참석자들은 아연실색했다.

침사지는 흙탕물을 가두어 맑은 윗물만을 흘려보내기 위해 웅덩이를 만들어 운영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금강보 현장에는 침사지가 아무곳에도 보이지 않았다.

오탁방지막 또한 형식적인 눈가림에 불과했다. 제대로하게 되면 공사현장 아래쪽에 2중으로 설치해야 하지만 한 줄의 오탁방지막이 뒤집히고 꼬여 하늘을 보고 누워있었다.

참석자 중 한 사람은 “옛 속담에 ‘미친년 속곳 가래 빠지듯’한다는 말이 있는데 오탁방지막 아래쪽에 흰 정화천이 오염물을 정화시켜야 하는데 뒤집히고 꼬여서 허옇게 배를 내놓고 있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뿐이 아니었다. 예산이 부족해서 짧게 끓었는지, 설치 시늉만 했는지, 흐르는 강폭 끝에서 끝까지 가로질러 쳐야하는 오탁방지막이 중간에 끊어져 제기능을 못하고 있었다.

4대강 살리기가 진정으로 자연을 살리고 강을 살리는 것이라면 적어도 법에 명시된 기본적인 시설은 해놓고 시작을 해야한다. 금강죽이기로 골재나 팔아먹기 위한 수단인지 이도저도 아니면 대기업에 특혜주어 뒷돈이나 따먹자는 수단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자연은 후손에게 빌려 쓴다는 생각으로 정말 4대강을 살리는 길이 무엇인지 되짚어 보고 아름다운 자연을 후손들에게 넘겨줘야 한다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