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금강대 가는 이준원, 공주시장 판도는?
[분석]금강대 가는 이준원, 공주시장 판도는?
  • 유재근 기자
  • 승인 2017.11.0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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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지방선거 공주시장 출마자로 거론되는 5명. 좌로부터 김정섭, 조유상, 윤석우, 오시덕, 고광철 © 백제뉴스

이준원 전 공주시장이 금강대학교의 차기 총장으로 내정됐다.

지난 봄 충남도립대 신임총장 최종 후보까지 올라갔다 실패를 맛본 뒤 얻은 열매다. 이 전 시장이 상아탑 수장에 오르면서 그의 내년 지방선거 출마는 물건너 갔다.

이로써 지난달 정연주 전 KBS 사장이 부임한 건양대에 이어 논산의 두 사립대학교가 모두 새 총장을 맞이하게 됐다.

폭언과 욕설 파문으로 전임 총장이 자진 사퇴한 금강대에 취임한 이준원 신임총장은 교육·행정 전문가로 흐트러진 교내 시스템 정비는 물론 2번 연속 정부 재정지원 제한대학에 선정돼 퇴출 위기에 놓인 학교의 위상을 세우는데 전력을 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주시장과 충남도 교육감 후보로 모두 이름이 올라있던 이 전 시장이 자연스레 빠지게 되면서 다른 주자들의 셈법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오시덕 현 시장이 이번 결과에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시장이 시장 출마 선언을 하고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로 나섰을 때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부담감, 또는 다른 당이나 무소속으로 나왔을 때 보수 표가 분산되는 어려움이 불가피했던 오 시장 입장에서는 분명 한 숨 돌릴 수 있는 일이다.

공주시장 출마를 노리며 현 오시덕 시장과 대립구도도 피하지 않고 있는 윤석우 충남도의회 의장은 경선 내지 탈당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이 전 시장의 불출마가 확실해지며 구도가 한층 선명해진만큼 빨리 결론을 내려야 할 시기가 온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시장의 선회로 오 시장이 자유한국당 후보군 중 가장 뚜렷한 주자가 될 확률이 높은 가운데 윤 의장이 소문대로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길 생각이 있다면 빨리 움직여야 지금의 김정섭-조유상 구도가 고착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윤 의장이 내심 이번에 민주당에 들어가 경륜으로 밀어보고 안 되면 차기 총선에서 박수현 대변인이 충남도지사 당선 시 공석이 될 국회의원 후보 자리까지 넘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시장 선거와는 달리 총선에 가기엔 너무 정치적 이념에 차이가 커 보이는데다 개헌, 정계개편 등 차기 총선이 어떤 식으로 치러질지 알 수 없는 노릇이라 너무 모험수로 보인다.

이미 언급한 오시덕, 이준원, 윤석우에 고광철 전 공주시의회 의장까지 보수 후보 난립에 어부지리를 노렸던 김정섭 전 충남 역사문화원장(대행)에게는 다소 아쉬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결과적으로 1:1 구도가 되지 않는 한 누가 40%의 득표를 얻느냐의 싸움이 될 내년 지방선거에서 보수의 분열 없이 개인 역량만으로는 어려운 점이 보이는 게 사실이다.

지난 선거에서 낮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33.9%를 얻었던 김정섭 전 원장은 그 후 지역을 누비며 바닥민심을 얻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만큼 내년에도 패한다면 더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는, 다음의 도전을 또 주장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는 것 또한 현실이다.

국민의당 고광철 전 의장은 가장 많은 유권자를 지닌 신관동 표를 이 전 시장과 나눠먹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또 이 전 시장의 출마에 따라 다른 후보들이 국민의당에 입당한 뒤 경쟁구도를 이룰 가능성이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내릴지는 모르겠지만 본인의 역량과 상관없이 형편없는 당의 지지율은 아직 넘기 어려운 한계로 느껴진다.

이준원 전 시장의 금강대 총장 내정은 공주의 경사이자 내년 지방선거의 새로운 변수임에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