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속 13차 '박근혜 퇴진' 공주시민 촛불집회
한파 속 13차 '박근혜 퇴진' 공주시민 촛불집회
  • 김종술 기자
  • 승인 2017.01.1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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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퇴진 13차 공주 촛불집회 © 김종술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이 지속하다 보니 (정원스님이) 분신까지 하셨다. 매국노들이 더 이상 판치는 세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하셨다. 소녀상 합의, 한일 군사정부협정을 지켜보면서 외무부에 화염병을 던지셨다고 한다. 최순실-박근혜 정권을 보면서 더 이상 농락당해서는 안 된다는 항거였다."

본격적인 겨울 한파가 몰려오면서 맹추위와 칼바람에 몸이 움츠러든 날씨다.

14일 오후 5시부터 충남 공주 신관초 사거리에서 '박근혜 퇴진 공주 국민행동 주최'로 촛불 집회가 열렸다. 공주시민 김정재씨는 사비로 산 국화를 참석자 모두에게 돌렸다.

이날 집회는 '대법원은 18대 대선 선거무효소송 속결하라' '박근혜는 내란사범, 한일협정 매국질' '시민혁명을 성취하자' 등의 문구를 스케치북에 남기고 소신공양(燒身供養, 자기 몸을 불살라 부처 앞에 바치는 일)하신 민주 정의 평화의 수행자인 정원스님을 위한 묵념으로 시작했다.

도로변 가로수에는 '정원스님 편히 가십시오', '꿈꾸시는 세상 이루도록 하겠습니다', '국민 우롱하는 친박 내각 즉각 사퇴하라!'는 현수막이 걸리고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해 만든 거울과 주사를 맞는 닭 조형물까지 등장했다.

"전태일-박종철 열사 보내고도 민주주의 바로 세우지 못해"

사회를 맞은 김기찬씨는 "오늘 자리는 박근혜 대통령과 부역자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는 자리이자 소신공양하신 정원스님의 추모의 자리다. 스님의 유지를 받들어 다 같이 좋은 세상 만들어 가자"고 말문을 열었다.

박남식 우금티기념사업회 회장은 "뜨거운 불 속에 몸을 던지신 정원스님을 생각하면서 왜 그분이 생명을 버려야만 했는지 되새기게 한다. 전태일 열사, 박종철 열사가 몸을 바쳤지만, 이 땅의 민주주의는 바로 서지 못하고 있다. 특검에 나와 변명하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자들 때문에라도 촛불을 꺼트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해 만들어진 거울과 주사를 맞는 닭의 조형물까지 등장했다. © 김종술

참석자들은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추위를 달랬다. 유은영, 김금자씨는 '함께 가자 우리 이길을', '바위처럼'을 참석자들과 함께 부르며 추위를 몰아냈다.

한동희 농민회 회장은 "고 백남기 농민의 공주분향소를 운영하면서 남은 금액을 성주 사드반대대책위에 보냈다. 노동자, 농민들이 이 땅에서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임금 체계를 만들어 줘야 하는데 어느 정당도 앞장서지 않고 있다"고 관심을 촉구시켰다.

정선원씨는 "오늘은 정원스님의 장례식이다. 오늘 오후 2시쯤 YTN에서 광화문 광장을 비추면서 장례식 만장들이 지나가는 상황에도 정원스님 이야기는 한마디도 없었다. 제도언론들이 촛불이 더 타오를까 봐 한마디도 하지 않는 것 같다"며 분노했다.

그는 이어 "매국노처럼 행동하는 윤병세 외무부 장관을 보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일본은 100억을 주고 일본 대사관 앞에 소녀상을 치우기로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라며 "15살부터 20살 소녀 수십만 명이 잡혀가서 평생 동안 상처받고 고통 받았다. (지난해 한일 위안부 합의는)이렇게 죽어간 분들을 100억이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에 팔아먹은 행위이다. 이런 매국 행위를 보면서 정원스님이 참지 못하고 분신까지 하신 것 같다"고 주장했다.

13차 공주촛불집회 © 김종술

신경미씨는 "언론 보도를 통해 최순실의 손길이 미치지 않았던 곳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앞으로 다시는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우리가 끝까지 힘을 합쳐서 비리 재산을 찾아내어 환수하자. 우리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함께하자"고 힘을 실었다.

김기찬씨는 "날씨가 추울수록 그해 농사는 풍년이라고 한다. 농민들을 위해 이따위 추위쯤은 참아내자"며 "다음 주는 윷놀이라도 한판 하면서 촛불을 들자"고 요구했다. 참석자들은 구호와 노래를 부르며 이날 집회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