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에...<기자수첩>
스승의 날에...<기자수첩>
  • 김종술 기자
  • 승인 2009.05.13 10: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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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고해서 임금님과 스승, 부모는 한 몸같이 존경해야한다고 했다. 또 스승님의 그림자도 밟으면 안될 정도로 존경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지면서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공급자와 사용자의 관계로까지 비쳐지고 있다.

선생님이 체벌을 했다고 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아이가 체벌을 당했다며 부모가 학교에 찾아가 행패를 부리는 등 이미 교권이 상실된 시대에 살고 있다.

이것은 교육계의 잘못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수년전만 해도 학생들 권익에 더 큰 목소리를 내던 교원단체가 최근에는 자신들의 권익에만 치중해 학부모들의 눈총을 받고 심지어 등교거부를 하는 사례까지도 발생하고 있다.

선생님도 사람이고 자신들의 권익을 내세우는데 잘못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 사실상 노동자다. 그러나 선생님은 노동자이전에 우리나라 백년대계를 이끌어갈 막중한 의무를 갖고 있다.

선생님들 스스로 막중한 의무감을 갖고 있어야 한다. 스스로가 노동자로 권익을 낮추고 그런 의식을 갖고 있는 선생님에게 우리아이들을 맡긴다는 것은 우리나라 미래를 망치는 일이다. 물론 막중한 의무감을 갖고 묵묵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대부분인 것이 사실이고 그렇기 때문에 문제있는 선생님들의 얘기가 기사화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선생님 들이나 학부모들 모두가 마음이 불편하고 몸가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

학부모는 자식을 책임지는 선생님을 그냥 입을 싹 닥을 수가 없고 교사는 교사대로 마음에 고충을 겪기 마련이다. 오이 밭에서는 신발 끈도 조심해서 고쳐 매랬다고 아이들 눈에 촌지나, 선물이나 바라는 선생님으로 비춰질까봐 마음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촌지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스승의 날에 휴교를 하거나 체육행사 등으로 때우는 학교가 대부분이었다. 휴교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는 없어 올해는 대부분의 학교가 등교를 했다.
얼마 전 국민권익위원회는 스승의 날을 앞두고 16개 시·도 교육청에 촌지근절을 위한 자율노력을 강화하도록 요청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침을 통해 촌지문제를 해결하려면 적발과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라며 일선 학교의 자율적인 노력과 선생님들이 직접 학부모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촌지근절 방법이라고 밝혔다.

권익위는 스승의 날에 즈음해서 “촌지 근절을 위하여 교육계의 자율적인 노력이 있어야 하며 현장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촌지근절 대책을 수립하는데 참고하겠다”고 밝혔지만 실효성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촌지는 남이 보는 곳에서 주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무 곳에서나 받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현장을 둘러본다고 뾰족한 수가 나올지도 의문이다.

학부모 모 씨는 “스승에 날이 되면 선물을 해야 할지, 봉투를 해야 할지, 얼마짜리 선물을 해야 우리아이가 미움을 받지 않을지 괜스레 죄인이 된 것 같은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최근 물에 빠진 제자를 구하려다 같이 물에 빠져 숨진 선생님이나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데려다 자신의 집에서 생활하면서 부모노릇, 선생님 역할까지 한 부부교사의 이야기는 스승이날에 즈음해 선생님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주어서 받았고 남들이 주니까 나도 준다는 촌지문화 보다는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도 잊지 않고 찾아주는 제자가 더 값진 선물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