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8.9전당대회와 충청대망론
새누리당 8.9전당대회와 충청대망론
  • 유재근 기자
  • 승인 2016.08.1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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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단상>유재근
© 백제뉴스

지난 8·9 전당대회에서 이장우 의원과 최연혜 의원이 각각 새누리당의 최고위원에 당선되면서 새누리당의 충청권 입지가 한층 강화됐다. 이미 정진석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되며 영남권 지역당의 이미지를 씻고 있는 새누리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호남 출신의 이정현 의원이 대표로 선정됨과 동시에 충청권에 2명의 최고위원을 배출하며 새로운 출발을 맞이하게 됐다.

충남 청양 출신으로 대전대학교를 나와 대전 동구청장을 지내고 지난 총선 때 재선에 성공한 이장우 위원은 최고위원 당선 이후 여러 언론사 인터뷰에 오르내리며 새누리당의 신 주류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충청 지역의 친박 인사 중 한 명’. 요 정도의 이미지가 있었다면 이번 최고위원 선거를 통해 그의 입지를 크게 올린 셈이다.

최연혜 의원은 이번에 비례대표로 처음 국회의원에 오르고도 최고위원이 돼 파란을 일으켰다. 특히 여성 중 1명이 당연직으로 최고위원에 오르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전체 4위를 차지해 자력으로 최고위원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대전 서구 을에 출마해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지원을 받고도 겨우 3위에 그쳤던 그는 이후 코레일 사장을 거쳐 이번에 비례대표 자리를 차지해 최고위원까지 올랐다.

물론 이들의 당선은 자신들의 역량보다는 친박계 표심 결집으로 보는 시각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정현 vs 주호영의 치열한 승부가 치러질 것이란 분석이 있었던 당 대표 선거에서도 이정현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것은 물론 최고위원 투표에서도 당초 1위가 유력했던 비박의 강석호 의원이 간신히 3위로 최고위원직을 얻어 체면치례를 한 것을 제외하곤 모두 친박이 석권한 이번 전당대회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더욱 그들이 보여줄 역할이 중요하게 됐다. 친박의 힘을 입어 최고위원에 오른 그들이 1년 반 남은 대통령의 임기를 어떻게 이끌어가며 다음 대선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그 가운데 당내에서 소외되어 있는 충청권의 목소리를 얼마나 내세울지 관심이 모인다.

당내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반기문 사무총장을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로 내세워 충청 대망론을 펼쳐야 한다는 여론이 드세다. 이번 이정현 대표의 당선으로 친박계에서 밀고 있는 후보로 알려진 반기문의 대권가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반기문이 등장하게 된다면 외교적으로는 강점을 가졌지만 내치에는 불안한 요소가 많은 것도 사실. 그렇기에 주변에서 내치를 챙겨줄 지역 일꾼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반기문 총장에 이어 정우택 의원과 정진석 의원이 종종 대선 후보군에 오르고 있지만 그 외에도 이들을 보좌하며 미래를 내다볼 인물의 발굴도 중요하다. 여권 내 충청권 인물들의 성장이 기대되는 것은 그 때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