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보→예당저수지 도수로 공사, 주민불편 극심
공주보→예당저수지 도수로 공사, 주민불편 극심
  • 김종술 기자
  • 승인 2016.05.1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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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수관 연결' 약속 지키려고 안 해" "교통 불편"... 농어촌공사 "원만히 해결할 것"
공주시 우성면 옥성리에서 공주보→예당저수지 도수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 김종술

농업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추진 중인 공주보→예당저수지 도수로 공사가 농번기와 겹치면서 주민 불편이 잇따르고 있다. 더욱이 지장물 보상도 끝나지 않는 상태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더욱 문제다.

농어촌공사는 지난해 '100년 만의 가뭄으로 예당저수지 용수가 14%까지 떨어졌다'는 이유를 제시하면서 재난 대처에 따른 긴급 도수로 목적으로 (주)대우건설과의 기술 계약을 통해 일괄 수주했다. 공사 금액만 1127억 원에 이른다.

사업비가 500억 원 이상이거나 300억 원 이상의 국비가 투입될 때 실시해야 하는 예비타당성조사와 환경영향평가의 절차도 '재난 상황'이라는 이유로 제외됐다. 실시 설계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4월부터 대우건설은 중소 건설사에 하청을 주는 방식으로 공주시 사곡면과 우성면 일부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표지판을 봤더니 한쪽 도로만 사용한다고 허가를 받아 놓고는 툭하면 양쪽 도로의 차량을 막아버린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매일 같이 사용해야 하는 주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제보를 받고 지난 13일 찾아간 공주시 사곡면 신영리 32번 국도와 연결된 2차선 지방도로에 있는 공사현장에 찾아갔다. 이곳은 차량이 많이 지나다니는 곳이다. 공사 작업자가 차량을 막아 세운다. 한쪽 도로는 파헤쳐지고 다른 쪽 도로에서는 레미콘이 시멘트를 붙이고 있다.

현장 소장은 "레미콘을 다 부을 때까지 조금만 참아달라"고 한다. 10여 분을 기다리고 나서야 현장을 지나갈 수 있었다. 

지난 17일 다시 찾아간 공주시 우성면 옥성리 도로변도 공사를 위해 가져다 놓은 대형관이 도로변에 쌓여있었다. 도로는 파헤쳐지고 대형차량이 다니면서 도로변은 흙범벅이었다. 흙먼지를 줄이기 위해 뿌린 물 때문에 질퍽거리기까지 했다. 타고 간 차량도 흙범벅이 됐다.

보상 문제, 도로 불편... 주민들 불만 크다

공주시 시곡면 신영리 도로변에서 공주보→예당저수지 도수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 김종술

옥성2구 입구에 들어서니 '공주보 용수로공사 옥성리 통과 결사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마을회관에도 같은 문구의 현수막이 걸렸다. 사업 초기 주민설명회를 하면서 주민들과 약속한 부분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다. 마을회관에서 만난 이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분통을 터트렸다.

"주민설명회 자리에 주민 30여 명이 모였다. 그 자리에 농어촌공사와 대우건설 관계자 등 10여 명이 찾았다. 마을이 지대가 높아서 농업용수 사용을 위한 목적으로 주민들이 도수관이 지나가는 곳에 밸브 연결을 요구했다. 대형관이라 어렵다며 따로 관을 묻어 용수를 연결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그런데 이제 와서 대우건설에서 '언제 그랬냐?'며 증거를 내놓으라고 하고 있다."

이어 그는 "당시 우리 요구를 받아서 해준다고 해놓고는 '증거'만 따지는 사람들하고 무슨 대화가 통하겠느냐? 지장물 보상도 끝나지 않았는데 소먹이로 키우던 호밀도, 고추를 심으려고 거름까지 쳐놓은 밭도 공사한다고 다 밀어 버렸다"라면서 "보상감정가가 나오면 주겠다는 (대우건설) 저들의 말도 믿지 못하겠다"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또 다른 마을 주민은 "저수지마다 물이 가득 차서 넘치고 있다, 마을 도로도 외길이다, 바쁘지도 않은 공사인데 농번기에 공사를 한다고 차량이 다니고 도로를 막고 하면서 불편이 크다"라면서 "농사가 끝난 한가한 겨울철에 공사해도 되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농어촌공사 담당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옥성리 마을과 (도수관 문제에 대해) 원만히 협의 중이다, 지장물 보상은 먼저 하는 게 맞지만, 서둘러 공사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토지주로부터 사용 승낙서를 받아서 공사를 하는 만큼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고 밝혔다.

공주시 우성면 옥성리 금강변에서도 공주보→예당저수지 도수로 양수장 공사가 진행 중이다. © 김종술

이어 교통 불편 문제에 대해서는 "관을 옮기는 과정에서 일부 통제를 하지만, 공사현장에서 레미콘을 타설하지 않기 때문에 차량을 10분씩 잡아 놓지는 않는다"라면서 현장에서 기자가 본 것과는 다른 이야기를 했다.

한편, 공주보 하류 2.29km 지점인 우성면 옥성리 494번지 일원에는 시설용량 218000㎥/1일 규모의 양수장 1개소와 송수가압장 3개소 등 지난 3월부터 2017년 12월까지의 공사를 알리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공주보에서 2.29km 하류인 금강변도 공주보→예당저수지 도수로 공사를 위해 파헤쳐 놓았다. © 김종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