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의 선대위 구성 그리고 '패거리정치'
이해찬의 선대위 구성 그리고 '패거리정치'
  • 유재근 기자
  • 승인 2016.03.27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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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단상>유재근
© 백제뉴스

25일 <백제뉴스>에서 보도된 무소속 이해찬 후보의 선대위 인사들을 보면 이게 과연 제대로 된 정당정치를 하는 나라가 맞는지 의심스럽기 짝이 없다.

더불어민주당의 세종시의회 의원들 대부분이 선대위에 요직을 차지하고 당적을 유지한 채 무소속 후보를 돕는 가당치도 않은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예상치 못했던 일은 아니다. 더민주의 공천 과정에서 이해찬이 친노좌장의 사유로 공천배제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있을 때부터 강력 반발했던 더민주의 세종시의회 의원들은 세종시의 전략공천 지역 발표가 임박했던 지난 13일 상경하여 항의집회를 벌였고, 최종 이 의원이 배제된 이후 강력 규탄과 당무거부 선언을 하며 반발 수위를 높여온 바 있다.

그들이 마음속으로야 이해찬 후보를 지지하고 자당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지 않는 행동까지 무조건적으로 비난을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정이 어쨌든 결과적으로 문흥수라는 새 후보가 당의 간판을 달고 등장한 상황에서 대놓고 이적행위를 서슴지 않는 행동은 납득하기 어렵다.

본인들은 김종인 대표가 이해찬 의원을 배제할 때 사용한 ‘정무적 판단’이란 말을 패러디해서 자기들이 이해찬 후보 선대위에 가세한 것도 ‘정무적 판단’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맞지 않는 표현이다.

정 그럴 생각이면 이해찬 의원을 따라 탈당이라도 했었어야 옳다. 탈당할 결기는 없고 자기들이 마치 세종시의 정의의 사도라도 되는 양 하는 걸 보면서 앞선 과정의 잘잘못, 그 가치판단의 문제를 떠나 ‘이것이 패권정치구나’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한다.

지난달 임상전 시의회의장의 탈당과 관련해 같은 당 소속 의원들이 의장의 불신임을 결의하고 이 과정에서 의사진행권을 부의장에게 넘긴다는 각서 파문을 일으켰던 더민주 세종시의회다. 그 당시에도 패륜정치니, 배후가 이해찬 의원일 것이라느니 온갖 뒷말이 많아 썩은 정치판의 현실을 보여줬는데 결국 그걸 주도했던 윤형권 부의장 박영송 위원장이 상임선대본부장에 이름을 올린 걸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분위기는 한 순간이다. 결과가 어찌됐든 김종인 대표의 정무적 판단 때문에 이해찬 의원이 동정표를 받고 그의 당선 여부가 전국적인 관심사로 확대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세종시의원들이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패권정치, 위협정치, 패거리정치로 비쳐지는 것 역시 한 순간이다.

2명이 상임선대본부장에, 5명이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아 8명의 더민주 세종시의회 의원 중 정준이 의원을 제외한 모두가 이해찬 캠프에 합류했다. 당에서 나가면 의원직을 잃게 되는 비례대표 정준이 의원만이 유일하게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을 볼 때 탈당은 안 했지만 출당을 시킨다면 받아들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출당을 당한다면 자기들도 정치적 핍박을 받은 자, 피해자 행세를 할 게 안 봐도 눈에 선하다.

총선 후보가 됨과 동시에 시당위원장이 된 문흥수 후보가, 당당히 해당행위를 자행하고 있는 시의회의원들의 반란에 어떤 대응을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