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선 의장의 탈당 진실은?
이해선 의장의 탈당 진실은?
  • 유재근 기자
  • 승인 2015.08.23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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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유재근
© 백제뉴스

결국 이해선 의장이 탈당 카드를 꺼내들었다. 표면적으로는 의장이 무소속이어야 한다는 게 그 첫 이유요, 기초의원 무공천 제도가 실시되어야 한다는 게 그 둘째다. 이제 공주시의회는 무소속 의장 한 명, 새누리당 5명, 새정치민주연합 5명의 여도 야도 없는 의회가 됐다.

먼저 의장의 의견에 대해서는 상당부분 공감하는 바이다. 의회의 수장이 의회 전체의 대표성이 아닌 특정 정당의 대표성을 갖고 일을 하다보면 의회 발전보다는 정파싸움에 치중하게 되는 불합리함이 분명히 있다.

또한 공주의 경우 강남 강북 지역의 시내를 제외한 면 단위 선거구는 당적보다도 자기 면 출신의 후보가 누군지에 따라 지지후보가 갈리는 형태다보니 정당공천이 큰 의미가 없기도 하다. 도리어 지역의 훌륭한 인물이 공천 과정에서 정치적 힘에 밀려 공천되지 못하는 맹점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해선 의장의 이번 탈당 선언에 박수를 보낼 만한 사람이 몇이나 될지는 의문이다.

국회법에 따라 국회의장은 공식적으로 무소속이 되지만 그걸 알고 있는 국민들은 거의 없다. 상징적 무소속이란 말이지 무소속답게 그만큼 중립적으로 본분에 충실했던 의장이 없었다는 반증이다.

이렇게 별 효과가 없다보니 국회차원에서 모범을 보이고 실시한 의장의 무소속 행보를 따라하는 광역의회, 지역의회가 잘 안 보인다.

이해선 의장에겐 정말 미안한 얘기지만 일개 시의회에서 의장이 자기 혼자 나간다고 모범사례가 될 리가 없다는 말이다.

다른 시도에서 따라할 리도 없고, 심지어 이듬해 후반기, 그리고 그 다음 지방선거에서 선출 되는 공주시의회 의장조차도 무소속을 선언할 개연성이 없다.

 기초의원 정당공천제도 마찬가지다. 지난 대선에서 유력후보들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것도 어느 정도 사실이고, 공천을 받기 위해 뒷돈을 냈다느니, 당선되고도 유권자들이 아닌 정당의 눈치를 더 보며 그들의 입맛에 맞는 의정활동을 해야한다느니 하는 정당공천제의 폐단이 많이 나타난 것도 사실이지만 역시 일개 시의원이 나홀로 탈당하고 나서 박근혜, 문재인은 무공천 약속을 지키라고 떠든다고 뭐가 될 거라는 상상은 과연 미련한 건지 순진한 건지 알 수가 없다.

그냥 본인만 무소속일 뿐이고, 그렇다고 나 혼자 잘났고 나머지는 미개하다고 떠들 수도 없다.

이해선 의장은 본인의 탈당에 대해 2~3개월이 지나면 공감하게 될 것이라 주장했다.

필자의 생각으론 오히려 시민들이 2~3개월 안에 가면 뒤에 숨겨진, 이해선 의장이 당을 버리고 나간 진짜 저의가 뭔지를 알게 될 것만 같아 두렵다.

부산의 모 국립대 교수가 총장 간선제에 반발하며 투신을 했어도 눈 하나 깜짝 않는 대한민국이다.

고작 개인일탈로 한 여름 밤의 꿈을 꾸고 있는 의장을 보며 구국의 결단이라며 무릎을 치는 시민이 많을지, 헛웃음을 짓는 시민이 많을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