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학년도 정시논술 출제 경향 분석과 대책(2) - 인문계열을 중심으로
2008학년도 정시논술 출제 경향 분석과 대책(2) - 인문계열을 중심으로
  • 정형근 해오름논술학원장
  • 승인 2008.04.01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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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대학은 논술고사를 통해 수험생들이 지니고 있는 저마다 다른 능력을 변별해 내야만 하는 과제를 안고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짧은 분량의 글쓰기를 요구하는 통합교과형 논술 환경은 이러한 목표가 있는 각 대학에 새로운 어려움을 던져주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수험생들의 실력을 평가해 낼 수 있는 근거들을 짧은 글 안에서 충분히 찾아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올해 주요 대학의 논술고사에서는 불가피하게 요약형, 비교ㆍ분석형 등 제시문 자체를 논의 대상으로 삼는 유형들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짧은 글쓰기 안에서도 학생들 실력이 일목요연하게 드러나게 하려면 제시문을 근거로 삼아 평가할 수 있는 자료분석형으로 출제하는 것이 비교적 유리하기 때문이지요. 요컨대 사고력 깊이를 평가하자니 객관적 평가에 어려움이 있고, 정확성을 평가하자니 창의성보다는 자료 해석 능력 평가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는 것은 통합교과형 논술 환경의 아이러니라 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 한계에서 비롯된 올해의 이러한 논술 출제 경향은 과거 10여 년간 지속돼 온 인문계열 논술의 기조에 일대 변혁이 나타났음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기존 논술에서는 고전이나 사회과학 범주의 3차 저작물 제시문을 통해 수험생들 나름의 인문학적 소양을 평가하는 문항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반면 2008학년도 논술에서는 제공하는 자료를 근거로 삼아 단순히 독해ㆍ표현 능력을 테스트하는 언어 능력의 평가 비중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요컨대 인문계열 논술의 중심이 사회탐구 영역에서 언어 영역으로 이동하게 되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하겠습니다. 그 특징을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단문(短文)형 다문항(多問項) 형태의 정착>

과거 정시 모집에서는 대부분의 대학들이 서론, 본론, 결론의 완결된 구조를 갖춘 1500~2500자 분량의 장문(長文)형 논술문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2008학년도 입시에서는 수시뿐만 아니라 정시 모집에서도 문항을 3개 정도로 나누고 다시 문항마다 200~500자, 400~600자, 800~1000자 분량 답안을 세트로 요구하는, 일명 단문(短文)형 다문항(혹은 세트형) 문제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대부분 대학이 소분량 다문항 형식의 문제를 출제하고 있는 이유는 불필요한 감점 요소를 배제하고 실질적으로 내용을 평가하는 데 최대한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 입니다.

또한 다문항 형식으로 문제를 출제하면 특정한 입장 및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한층 더 직접적으로 물을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사고력을 다각도로 평가할 수 있게 됩니다. 아울러 특정한 답변을 유도해 평가 초점에서 이탈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실용적인 목적도 다문항 형식 채택의 주요한 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요컨대, 논제를 잘게 나누어 논점별로 명료하게 요구함으로써 논제 이해나 구성 등 기본적인 사항에서 이탈하는 답안을 가급적 줄이고자 하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