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의 균형-중심
힘의 균형-중심
  • 조영숙
  • 승인 2013.04.28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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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조영숙 교사
조 영 숙

풀내음 가득한 초록빛 들판위로 향긋한 봄바람이 불어온다. 넘실대는 개울가 위로 따뜻한 햇살이 별처럼 쏟아지는 아름다운 4월!

아이들이 자꾸 밖으로 나가자고 한다. 해야 할 프로그램이 많고 시간도 부족한 데 바깥놀이 하고 싶다고 졸라댄다. 부드러운 바람이 빨리 밖으로 나오라고 손짓을 하는가보다.

바깥놀이터에 가면 땅이 흔들릴 정도로 소리지르며 날아다닌다. 모래놀이, 그네, 정글짐, 훌라후프 등 자기공간에서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여 신나게 열중하는 아이들! 놀이에 빠져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

그런데 시소 있는 곳에서 아이가 부른다. 내려가고 싶다고. 함께 타던 짝꿍이 내려서 2대 1이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다른 아이를 데려다 앞에 앉혀주니 시소가 제대로 움직인다. 아이들은 다시 웃으면서 시소를 탄다.

시소는 힘의 균형이 맞아야 비로소 재미있는 놀이도구가 될 수 있다.

어렸을 적 체격이 좋은 친구와 시소를 탔을 때 공간에 떠서 짜릿한 공포감을 느끼며 불안해했던 적이 여러 번 있었다.

개구쟁이인 경우는 무서워하는 친구를 바라보며 일부러 엉덩이를 지그시 눌렀을 테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다소 불편해도 엉덩이를 조금씩 들어주며 시소를 탔을 것이다.

문득 시소를 보면서 힘의 균형, 중심을 적용해 본다. 아이들에게는 교사가 교사들에게는 관리자가 힘을 가진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첫째 힘을 가진 자는 정당한 방법으로 힘을 발휘해야 한다. 힘없는 아이가 높은 공간에 머물러 있을 때는 함께 힘을 보태주어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 어야 한다.

개인적인 감정이 있을지라도 교사나 관리자는 표를 내지 않고 가장 객관적인 입장에서 중심을 잡아주어야 한다.

둘째, 힘 있는 자는 항상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똑같은 일을 지시해도 상대방이 약해보일 때 더 많은 일을 시키고 함부로 대하다가 강해보이는 상대에게는 눈치를 보면서 한 발 뒤로 물러서는 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셋째, 힘 있는 자는 분별력과 판단력이 있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한 쪽으로 치우치거나 쉽게 흔들려서는 안 된다. 각 개인의 신상을 위해 전체를 바라보아야 하고 멀리 내다보아야 한다. 그럴 때 팀에게 모두 유리한 결과가 나오게 된다.

그러나 교사는 아이들에게 힘 있는 자가 되면 안 된다. 아이들에게 어머니요, 아버지고, 친구고 그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사랑으로 실천하는 스승이 되어야 한다.

그런 분위기에서 아이들이 교사를 신뢰하고 유치원을, 학교를 내 공간처럼 느끼게 된다. 그래서 아침에 눈을 뜨면 빨리 가고 싶고 만나면 한없이 반가운 가족이 되어야 한다.

직장도 마찬가지다.

특히 요즘은 계약직 기간제들이 현장에 많이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계약기간동안 이들도 당당한 직원이거들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지시를 받았을 때 무조건 ‘yes’ 보다는 논리적인 근거와 타당한 이유를 제시하여 ‘no’라고 대답했을 때 계약 기간을 들먹이며 힘을 남발하는 자들도 있다.

또한 그러한 직원이 불편하여 개인적인 감정을 이용하여 다른 직원들과도 잘 지내지 못하도록 인맥관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계약직 기간제들뿐 아니라 정규직들 또한 겪고 있는 일일 것이다.

시소는 균형이 깨질 때 위험한 도구가 될 수 있으며 그 누군가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였을 때 모두가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놀이도구가 될 수 있다.

중심을 잃게 되면 그 누군가에게 위협과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있기에 균형을 잡아주는 교사, 중심을 잡아주는 교사가 되어야 한다.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고 편견이 생길 때 놀이터에 있는 시소를 바라보리라.

바람 불어 꽃비 흩날리는 아름다운 4월에.

/유구초병설유치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