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눈물
엄마의 눈물
  • 조영숙
  • 승인 2012.01.06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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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칼럼>조영숙 유구초병설유치원 교사
조 영 숙

12월은 아이들의 계절이다.

하얗게 내린 눈으로 둥글둥글 눈사람을 만들 수 있고 차가운 겨울바람으로 하늘높이 연을 날릴 수 있으며 신나게 눈썰매를 탈 수 있는 겨울방학이 들어있는 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은 12월 내내 마냥 즐겁고 행복함에 들떠있다

아침부터 교실에는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 웃음소리, 뛰어다니는 소리가 가득하고 목에 잔뜩 힘을 주고 생활지도를 하여도 결코 노여워하거나 말을 타지 않는다.

방학을 얼마 남기지 않은 어느 날 교사회의에서 “학기초에는 교사와 어린이들 모두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으로 잘 보이고 싶어 조심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긴장감이 떨어져 서로에게 질리게 되는데, 그 시간이 바로 겨울방학쯤이니 그런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학기가 끝날 때 까지 더 집중하고 관심을 보여야한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

질린다는 것은 사전적의미로 ‘싫증이 난다’는 뜻이 있는 부정적 의미이다.아이들에게 질려본 적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질린다는 표현 속에 무관심, 소중함의 부재, 귀찮음, 대충 대충...이런 의미들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직접적으로 질린다거나 지긋지긋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1년 동안 아이들과 얼마나 눈을 마주치며 대화를 나누었는지, 사랑하는 마음으로 몇 번을 깊게 안아주었는지 떠올려보았다.

한 학기를 마치면 학부모에게 ‘교사가 유아를 진심으로 사랑하는가’ 하는 항목이 담긴 설문지를 보내는데 몇 분 중에는 ‘보통이다’에 체크를 하시는 분들이 있다.

그 체크를 보면 물론 기분이 나쁘지만 그보다 먼저 학부모의 마음을 읽어보며 나의 무관심, 귀찮음, 대충 대충 사랑해주려는 마음들을 들켰던 것이 아닌가 원인을 찾아보게 된다.

1학기 공개수업시간에 손을 들지 않아서 한 번도 발표를 하지 못한 아이의 엄마가 눈물을 흘리며 교실을 떠나는 것을 보았다. 발표안한 아이들을 기억해내며 발표할 기회를 주었는데 공교롭게도 그 아이를 끝내 기억해내지 못하고 수업을 끝낸 것이 잘못이었다.

그 수업시간에 상심했을 엄마를 생각하니 마음이 참 불편했다. 그러나 그런 일이 있고나서 더 관심을 갖고 활동에 참여하게 해주었더니 친구들 앞에서 자발적으로 발표를 하지 않으려 했던 그 아이가 동화구연대회에서 1등을 하게 되었다.

동화구연 내내 엄마는 눈물을 흘리며 바라보았고 시상식 모습도 감격에 겨워하시면서 카메라에 담아 가시게 되었다.

그 엄마의 눈물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면 그때 받은 상처를 갖고 아마 초등학교에 올라갔을 것이다.

교사들은 아이들의 몸짓, 눈빛하나에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야 한다.

2012년의 다짐은 이렇다.

모든 것에 관심 갖고 살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