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다문화 가족의 이중언어 경연대회를 열었으면"
"공주 다문화 가족의 이중언어 경연대회를 열었으면"
  • 백제뉴스
  • 승인 2011.12.1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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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최창석
최창석 교육장

지난 12일 저녁, 공주 산성동의 두리 웨딩홀 3층에서는 조촐한 잔치 겸 음악회가 열렸다. 다문화 가정 15가족의 60여명과 다사랑 봉사단 그리고 공주교육청 관계자들 등 70여명이 모여 그동안 다문화 가정을 방문하고 지도한 한국어 실력을 뽐내고 더불어 노래 및 장기자랑으로 송년행사를 열어 이들을 즐겁게 해주자는 행사이다.

참석자들 모두가 열심히 ‘아리랑’ ‘어머나’ 등 한국노래를 흥겹게 부르고 춤을 추었다. 비록 발음은 어눌하고 곡조도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나름대로 신바람이 나서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에 이 행사를 주관한 사람으로 마음이 흐뭇하였다.

특히 고마운 것은 다사랑 봉사단원이다. 원혜숙 회장을 비롯한 7명의 가정주부님들로 구성된 봉사단원들은 각기 바쁜 가정생활에서 틈을 내어 다문화 가정을 방문하여 한국어와 한글을 가르치고 때로는 집안의 대소사를 돌보아 주기도 하고 심지어는 시집온 외국 신부와 시어머니 간에 있을 수 있는 고부간의 갈등도 잘 중재하며 한국의 풍습과 예절을 가르쳐 주신다.

이 분들이 있어 한국이 아름다운 나라. 친절한 나라라는 말을 듣는 것이 아닌가 하며 이 분들의 노고에 옷깃이 여미어 진다.

나는 인사말에서 외국의 엄마들이 한국에 시집온 것을 축하하고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많은 기본권을 보장하고 있으며 특히 요즈음 행복추구권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분들도 행복하고 보람 있게 한국생활을 하고 한국사회에 잘 적응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였다.

또 하나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하는 것과 같이 자기 모국어와 문화도 잊지 않고 자녀들에게도 엄마 나라의 언어와 문화도 잘 전수했으면 한다는 말을 하였다. 미국에 이민 간 한국의 이민 3세대인 성김씨가 한국의 대사로 오셨다. 앞으로 30~40년 후 이곳에 앉아있는 캄보디아 엄마의 아들이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가 되지 말란 법이 어디 있는가.

여기에 앉아있는 아이들 중에는 자기 엄마의 모국어를 잘하여 대사가 될 수도 있고 타일랜드에 가서 상사원이 되어 있을 수도 있으며 몽골에 가서 의료봉사로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글로벌 사회에서 언어는 필수불가결의 요소일 뿐 아니라 아주 중요한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지난 12월 초. 교원대에서는 인구교육학회 세미나가 열렸는데 그 때의 주제가 다문화 정책이었다. 나도 인구교육학회의 회원으로 틈을 내어 이 모임에 참석 경청하고 의견을 발표한 바 있었는데 여기에서 학자들은 다문화정책을 두 가지로 제시하였다. 하나는 용광로 정책이요, 또 하나는 샐러드 정책이었다.

미국은 다양한 이민족이 북미대륙이라는 광활한 땅에 모여 자유와 평등을 이념으로 성조기의 깃발아래 뭉쳐 새로운 미국 문화를 만든 용광로 정책에 가깝다면 요즈음의 대부분의 나라들은 소수 민족의 저항을 줄이고 문화적 상대주의 측면에서 샐러드 정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잘 알다시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샐러드는 배추, 사과, 배 , 홍당무 등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각각의 야채와 과일이 소스에 버무려져 새콤 달콤 각각의 맛을 내면서도 잘 조화를 이룬 음식이다. 각각의 장점, 영양소를 파괴하지 않고도 맛을 내어 우리에게 맛있고 건강에 유익함을 주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필자는 개인적 의견으로는 샐러드 정책에 더욱 공감이 간다. 물론 모든 제도와 정책에는 장단점이 있다는 전제이다.

올해 천안교육청에서는 이중 언어 말하기(엄마나라 말하기대회) 대회가 열렸다고 한다. 이중 언어란 한국에 시집 온 여자의 한국어와 모국어를 말한다. 이 두 가지 언어로 자기 가족소개, 자신의 장래희망 등을 구사하는 언어 경연대회이다. 이로 인해 한국에 시집 온 신부들의 향수와 자긍심을 주며 그 자녀들에게도 어머니 나라의 호기심, 자부심 그리고 글로벌 마인드를 갖게 해 줄 것이다.

우리 교육청에서도 내년부터 많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한국어 노래자랑과 더불어 이중 언어 말하기대회 등 재미있고 유익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다문화 가정의 교육력을 높여보고 싶다.

공주지역 다문화 노래경연대회를 마치고 12월 13일 봉황산 기슭의 누옥에서 공주지역의 다문화 가족과 학생들을 생각하며 글을 써 보았다.

/공주교육지원청 교육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