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과서 외우기
영어교과서 외우기
  • 백제뉴스
  • 승인 2011.11.2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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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최창석 공주교육지원청 교육장

어제 귀산초등학교를 끝으로 공주교육지원청의 ‘교과서와 함께하는 영어 페스티벌’이 끝났다. 그동안 공주교육지원청은 초등학교 학생들의 방과후 영어교육을 활성화하였고 그 결과를 발표하는 기회를 가졌는데 그 프로그램이 ‘교과서와 함께하는 영어 페스티벌’이고 공주시 면지역 25개 초등학교를 5개의 권역으로 묶어 중심학교에 모여 학부모와 각 교장 선생님들 그리고 지역인사들을 모시어 놓고 발표회를 하였다.

우리 아이들은 그동안 배운 실용 영어의 암기와 함께 ‘영어 노래와 율동’ ‘상황놀이’ ‘영어 연극’ ‘뮤지컬’ ‘영어 퀴즈 및 골든벨’ 등 다양한 영어 표현으로 자기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였는데 아이들의 발표가 너무 앙증맞고 귀여웠다.

어제 귀산초등학교에서 본 내용 중 ‘춘향전’을 영어로 각색하여 학생들이 연극으로 꾸며 발표하는 것을 보았는데 내용을 쉬운 영어로 만들었고 변사또와 춘향이를 비롯한 주인공들의 의상과 소품도 수준이 있었으며 뭐니 뭐니 해도 학생들이 영어 표현이 당당하고 거침이 없는 것이 마음이 들었다.

나는 늘 생각이지만 우리 아이들이 참 영리하고 거침이 없다는 생각을 해왔다. 어제도 모든 발표가 끝난 후 교육장의 강평 시간이 있어 아이들과 대화를 해 보았다. “여러분 우리가 어려운 영어를 왜 배우지요?” 하고 질문을 하니 너도 나도 손을 드는데 한 학생을 시키니 “글로벌 사회니까 영어가 꼭 필요합니다” 라는 답변이었다. 너무나 정확하고 간단한 대답이었다.

이어서 내가 아이들에게 들려준 내용은 이런 것들이었다. 앞으로 여러분들은 글로벌 사회, 지구촌 사회에서 살 것이다. 10년~20년 후 여러분 중에 어떤 사람은 뉴욕의 월가에서 증권맨이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여학생은 인디아에서 IT 업종에 종사할 수도 있으며, 어떤 사람은 싱가포르의 상사원이 되었을 수도 있다. 이때에 서로 의사소통 수단은 국제어인 영어가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영어를 열심히 배워야 한다. 그러나 영어만이 전부가 아니다. 국제 사회에서 많은 외국 친구, 직장 동료들과 함께 살아가는데 ‘나만 알고 친구를 배려하지 않고 같이 협동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누가 친구로 받아주고 동료로 받아주어 같이 생활하려고 하겠느냐’ 하는 것이다.

영어는 하나의 의사소통의 도구이고 더욱 중요한 것은 국제적인 매너이다. 국제적인 매너는 바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 아량, 협동, 예절이다. 사랑하는 우리 영리한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고 강평이 끝난 후 나도 마음이 흐뭇하였다.

발표회가 끝나고 영어 교육에 대해 나름대로 고민을 해보았다. 공주가 교육도시이고 공주사대와 교대 등이 있어 교육에 대한 노하우가 많고 지역 주민의 교육에 대한 열정이 많아 학력이 충남에서 최고 수준인데 영어만은 약간 부족한 경향이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될 것인가?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아 영어는 외우는 것과 더불어 수시로 사용하고 생활 속에 자연스레 녹아있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도시의 생활, 가정의 경제 능력과 영어 친화적 분위기, 문화적 접근 등이 영어 능력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공주의 경제 능력을 금방 올릴 수도 없고 문화적 시설을 단숨에 확대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가정에서 영어 친화적인 환경을 만들어 보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가정에서 자녀들이 아버지, 어머니와 같이 교과서를 외우고 밥상 앞에서 간단한 영어회화도 하고 저녁에는 영어 게임, 영어 카드놀이도 하며 온 가족이 영어친화적인 환경 속에서 생활한다면 자연스레 공주시의 영어 실력이 부쩍 늘어나지 않을까?

내년에는 영어 페스티벌을 더욱 활성화하여 학교 영어외우기 대회, 권역별 영어외우기 대회, 공주교육청 영어외우기 대회를 열고 아버지, 어머니 영어교과서 외우기 대회를 실시하여 1등한 아빠는 쌀 한가마니, 1등한 엄마는 전기밥솥 등 상품을 푸짐하게 준비하여 볼까, 생각한다. 그리하여 학생이 있는 집집마다 영어외우는 소리가 낭랑하게 들리는 교육도시 공주가 되었으면 한다.

공주의 아버지, 어머니! 이제 부터는 사랑하는 자녀들과 함께 영어 교과서를 함께 외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공주지역 초등영어 페스티발이 끝나고 나서 공주교육장이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