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 교육의 힘
청렴 교육의 힘
  • 백제뉴스
  • 승인 2011.11.1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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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종성 충청남도교육감
김 종 성 교 육 감

과거 청백리(淸白吏)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지닌 관리들이 있었는데 국가의 녹을 먹는 곧고 단아하며 깨끗한 벼슬아치였다. 청백리는 청렴하게 관직을 수행하며 품성이 단정하고 바른 관리가 선발되었다.

이는 그 시대 고결한 선비사상을 지닌 이상적인 관료상이었다. 동방예의지국의 국가관이 체득된 전통적 민족정신의 표상이다. 오늘날 이를 본받고자 국가에서도 청렴한 공무원에게 청백리상을 수여하고 있다.

우리 고장에 청백리로 회자되는 분은 고불 맹사성 정승이다. 맹사성은 세종 때 정승이었던 황희와 함께 우리나라 최고의 청백리 관료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맹사성은 정승의 지위에 있으면서도 거처하던 집에는 비가 샜다 한다.

고향 아산에 내려올 대는 남루한 옷차림으로 행차하여 고을 수령이 잘못 알아보고 야유했다가 나중에 알게 되자 줄행랑을 놓았다는 일화는 너무도 유명하다. 그는 반드시 국가에서 주는 녹미(錄米)만을 먹고 남의 접대를 물리쳤다.

오늘날 교육계와 관련해 청렴윤리에 어긋나는 일이 종종 있어 안타깝다. 교육계 비리가 언론에 비칠 때마다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책임이 무겁다. 맹사성과도 같은 고도의 청렴정신이 오백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우리 모두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조선시대 농경사회에서 사회가 다양화 복잡화되면서 오늘날 비리와 부패의 양상도 많이 변했다. 과거는 공직자가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수수, 향응 등 전통적인 뇌물수수 행위를 부패한 것으로 인식했다. 그러나 오늘날은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기존의 개념에 예산낭비나 불공정▪불투명한 행정, 친절하지 않은 공직자의 태도 등도 광범위한 부패의 범주에 포함시키고 있다.

교육계는 가장 청렴해야할 곳이다. 교육계가 깨끗해야 미래가 있다. 우리 소중한 2세들이 혼탁하고 오염된 세상이 아닌 청렴한 세상 속에서 자랄 수 있도록 지혜를 모을 일이다. 모두가 청렴한 교육현장을 만들 수 있도록 진력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현장의 비리 부패유발 요인을 발본색원하여 사전에 예방하고 차단하는 일이다. 청렴윤리가 실천되는 교육행정이 될 때 교육은 미래인재를 기르는 힘이 될 수 있다. 청렴한 교육계라는 자긍심을 지니게 될 때 교육력 제고에 탄력이 붇는다.

청렴한 교육현장을 위해 여러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교원들과 교육행정 공무원들의 청렴윤리 실천 의지가 굳건해야 한다. 명확한 공사(公私) 구분과 정직․공정한 직무를 수행하려는 심지(心志)가 있어야 한다. 부당한 지시 없이 소통이 원활한 직장문화를 만들고, 어떠한 외압이나 유혹이라도 단호히 물리치고 교육수요자를 우선적으로 생각해 청렴하게 일처리를 해야 한다.

아울러 청렴문화를 확산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교육고객과 교육관련자의 만족도와 친절도를 모니터하여 향상시켜 나가야 한다. 클린콜센터 운영도 좋은 일이다. 학교운동부▪학교급식▪방과후학교▪수련회 운영과 시설공사의 업무 투명성도 끊임없이 개선해 나가야 한다.

청렴인증제로 청렴인증 기관․학교, 공무원에 대해서는 포상하고, 상시감찰제로 부패를 차단해 나가야 한다. 매사는 사람에 달려 있다. 학교와 교육행정 구성원의 청렴 실천분위기 확산이 청렴한 교육계를 만드는 가장 큰 힘이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지도자가 지녀야 할 최고의 가치관으로 청렴과 배려를 꼽았다. <율기(律己)> 편에 “청렴은 본래 수령의 직무로 선의 원천이며, 덕의 근본이다. 청렴하지 않고서 수령 노릇을 잘 할 수는 없다.” 또 “수령 노릇을 잘 하려는 자는 자애로워야 하고, 자애로워지려는 자는 반드시 청렴해야 하고, 청렴하려는 자는 반드시 검약해야 한다.”

마음으로 쓴 다산의 글이 가슴에 와 닿는 것은 우리 교육행정이 청렴의 바탕에서 교육수요자를 배려하는 교육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학교 현장이 청렴할 때 우리 교육엔 미래가 있다. ‘청렴한 교육세상’이 될 수 있도록 교육가족을 포함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부패와 부정은 교육계에서 반드시 발본색원(拔本塞源)되어야 한다. 청렴한 교육과 교육행정이 우리 학생들이 맑고 푸른 가을하늘과 같이 원대한 꿈을 키우는 힘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