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환경파괴 '모르쇠'
한국도로공사, 환경파괴 '모르쇠'
  • 이원구 기자
  • 승인 2011.11.09 18: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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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륜기 슬러지 무단방류, 편법 묵인 '봐주기' 의혹
한국도로공사 충청지역 본부가 발주하고 (주)ㅇ건설이 시공을 맡아 부지 토목공사를 벌이고 있는 논산시 벌곡면 양산리 소재 호남고속도로 옆 ‘계룡휴계소 부지이전사업’ 공사현장 전경모습

한국도로공사 충청지역본부가 발주한 '계룡휴계소 부지이전사업' 공사가 감독기관의 관리소홀로 시공업체의 편법을 묵인, '봐주기' 의혹을 사고 있다.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이 사업은 총공사비 21여억원을 투입, 호남고속도로(논산시 벌곡면 양산리 소재) '계룡휴계소 부지이전사업'으로 대전에 주소를 둔 (주)ㅇ건설이 공사를 맡아 지난 6월초 착공, 오는 2012년 12월말께 1차 사업 준공예정을 목표로 8일 현재 토목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주)ㅇ건설이 이전부지 조성 토목공사를 벌이고 있는 현장 바로 옆에는 하루에도 차량통행량이 빈번한 호남고속도로 인근 구간으로, 차량 이용자들의 건강과 편의를 위해 관심을 갖고 시공을 해야 한다. 

그러나 시공을 맡은 (주)ㅇ건설은 공사용차량 바퀴에서 묻어나오는 흙덩이·먼지·오염물질을 청소하기 위해 설치한 세륜기(비산먼지 방지시설) 가동에 있어, 미리 채집한 샘플(슬러지·침출수)을 전문기관(보건환경연구원)에 맡겨 성분분석결과를 받아 가동해야 하지만 업체는 돈벌이에만 급급한 나머지 일련의 과정은 무시한 채 주먹구구식으로 운영, 발주처가 시공업체 봐주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특히, 비산먼지 방지시설인 세륜기는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제62조 규정에 따라 공사장 진·출입로, 토사적치장 등 비산먼지가 발생하는 현장의 공정에 적용받는다.

시공업체 관계자는 "세륜기의 가동으로 발생했던 슬러지는 현 공사장 주변에 버렸다"며 "샘플을 채집 전문기관(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 성분분석표를 받는 것은 처음 듣는 말로서 위에 보고해 시정 조치하겠다"고 해명했다.

또, 세륜기 가동에 의해 발생된 슬러지를 비롯한 침전수의 성분분석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것들을 주변에 매립하거나 흘러버리면 그 속에 섞여있는 중금속·납·석면·오니 등에 의한 2차 오염이 우려된다고 질문하자, 시공업체 관계자는 "이게 불법인지 몰랐다. 지금이라도 점검하겠다"면서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았다.

또한, 작업 특정상 흙을 받아 매립하는 등으로 인해 고속도로 차량이용자들이 현장에서 발생한 비산먼지들로 피해 볼 수 있다고 재차 말하자, 관계자는 "발주처의 감독이 주변에는 민가들이 없으므로 휀스 및 비산먼지 방진망은 설치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 감독관의 지시대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륜기 옆에 비치된 슬러지 보관함(노랑색 철함)엔 마대에 담긴 슬러지는 없고 기름통과 잡동사니들만 채워져 있다.
이와 관련, 환경부관계자에 따르면 "폐기물관리법시행규칙 제2조(지정폐기물의 유해물질 함유기준 등)에 의거, 차량하부 세척시 오니(기름성분)·납·석면 등이 같이 세척되므로 지정폐기물 여부를 가리기 위한 성분검사로 샘플을 채집 지정된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 지정폐기물인지 사업장폐기물인지를 구분해 처리해야 한다"며 "만약 지정된 연구원에서 발행한 성분분석표가 없다면 적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성분분석표 결과를 토대로 세륜기에서 퍼낸 슬러지는 마대에 담아 보관대에 함수율 85%이하로 탈수 건조해 지정폐기물 처리업체에게 넘기면 된다"면서 "유해성인지, 무해성인지 성분분석도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슬러지·침출수의 매립이나 방류는 불법이다. 이 같은 경우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사안에 따라 수질환경보전법 15조 1항에 저촉돼 처벌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근 주민 ㄱ모(68)씨는 "공사용 차량의 흙먼지로 인해 생활하는데 큰 불편을 느끼고 있다"며 "논산시 단속공무원들은 뭐하는 사람들인지 모르겠다. 주민 불편을 최소화 해줘야 하는데도 불구, 허가만 내주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단속은 뒷전인 채로 일관, 마음이 몹시 씁쓸하다"고 비난했다.

한국도로공사 충청지역 본부가 발주해 (주)ㅇ건설이 시공을 맡은, ‘계룡휴계소 부지이전사업’ 현장을 오가는 대형덤프트럭들이 설치된 세륜기를 거치지 않은 채 도로를 운행, 말썽을 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