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사람 속에서 찾는 농촌지역 살리기의 가능성
지역과 사람 속에서 찾는 농촌지역 살리기의 가능성
  • 조성희 / 충남교육연구소 사무국장
  • 승인 2007.12.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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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8일 홍성환경농업교육관에서 열린 지역문화네트워크 주최 ‘충청지역문화포럼’에 발제자로 참석했다. 이 포럼은 문화관광부와 농림부에서 공동 후원하는 행사인데 포럼의 주제는 ‘농촌지역 문화활동의 흐름’을 짚어보고 문화를 통해 농촌 마을의 활성화가 가능한 지 탐색해보는 자리였다. 농림부가 문화단체 행사에 돈줄을 댄 이유도 거기에 있다. 농촌 지역 사회와 구성원들 속에서 문화창출의 가능성을 찾아보고 이를 농촌마을 활성화로까지 이어보자는 것이다.

이날 포럼에서는 마을미래를 위한 100년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환경농업의 메카 홍성 문당리 사례와 괴짜 피아니스트 임동창 씨를 지역에 불러들여 문화를 통해 외지인들과 소통하고 또 이를 지역살리기로 연결하고자 하는 서천문화원 사례, 50여 명밖에 안되는 작은 농촌학교 어린이들과 함께 인형극단을 꾸려나가며 폐교 위기의 학교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하는 장수 누렁소 극단 사례, 그리고 내가 속한 충남교육연구소 청소년문화학교 느티나무 사례가 발표되었고, 현대 농촌 문화예술의 굴곡을 공주 지역을 중심으로 살펴 본 이걸재 의당면 부면장의 특강이 이어졌다.

접근 방법도, 중심테마도 다르지만 이 모든 사례의 중심에는 ‘지역’이 있다. 지역의 역사와 현황 등은 제각각이지만 지역문화 속에서 문제해결의 열쇠를 찾고자 하는 것이다. ‘생명과 살림’의 땅이자 우리 전통문화의 보고인 농촌과 농촌문화, 즉 농촌지역과 지역민들 속에 내재해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것을 퍼올리는 작업이 바로 농촌문화를 살리는 길이라는 것을 이들은 사례발표를 통해 전하고 있었다.

또한 이제는 뒤방 노인네로 물러나 계신 어르신들의 삶 속에서 전통문화 프로그램을 건져내고, 몇 명 되지 않는 작은 학교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삶을 주제로 이야기와 연극을 만들어이를 통해 마을 어르신들과 소통을 하고, 외부 유명예술인을 유치해 지역 청소년들에게 배움의 장을 마련하는 것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지역민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사람을 길러내어 지역문화를 지역민 스스로 지키고 발전시켜가고 있는 것이다.

농촌 지역주민들을 문화의 관람자 또는 향유자로만 보면 농촌은 문화 소외지역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농촌 지역 주민 스스로 문화 예술 활동의 주체가 된다면 농촌은 우리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한 문화 생산지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의 주체는 사람이고, 문화예술활동 생산의 주체로서의 기능을 살려내는 길이 바로 문화를 통해 농촌마을에 활력을 불어넣는 지름길일 것이다. 다행히 2000년 이후 농촌지역에 둥지를 틀고 지역민들과 함께 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개인이나 단체들이 늘고, 지역민 스스로 풍물단 등을 구성해 지역문화 지키기에 나서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 농촌마을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마을개발도 교육과 문화라는 두 키워드를 잡느냐 못 잡느냐에 성패 여부가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모이게 하고, 사람을 키워내고, 또 사람을 생각하게 하는 교육과 문화 활동이 바탕이 될 때만이 지역발전의 토대가 굳건해 지고 계속 발전해나갈 힘을 얻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