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제 인솔하는 선생님과 품격있는 문화교육청
연극제 인솔하는 선생님과 품격있는 문화교육청
  • 백제뉴스
  • 승인 2011.10.10 19: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최창석 공주교육지원청 교육장
최 창 석

요즈음 공주는 날씨가 너무 청명하다.

그 맑은 가을 하늘아래 제 57회 백제문화제를 비롯한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고 있다. 날씨가 행사의 70%를 차지한다는데 이와 같이 좋은 날씨에 다양한 행사를 주관하는 이준원 공주시장님은 복 받은 분이다. 어제는 우리 공주교육청 직원 30여명이 백제문화제의 일환으로 문예회관에서 공연되는 백제역사 환타지 뮤지컬 ‘칠지도’를 단체 관람하던 날이다.

6시 퇴근 후에 한옥마을에서 간단히 공주의 명물 ‘따로국밥’으로 요기를 마치고 한옥마을주변과 향토문화연극제가 열리는 공연장을 둘러보고 천천히 걸어서 문예회관으로 향하였다. 마침 시간 여유가 있어 새롭게 단장한 공예품 전시판매장을 둘러보았고 관광객 쉼터에서 커피 한잔씩을 하고 문예회관으로 향하였다.

문예회관 주차장입구에 다달아 문예회관 쪽으로 방향을 바꾸려는 시간에 앞쪽의 박세리 동상근처에서 시끌벅쩍하게 남녀 학생 수십 명이 우리 쪽으로 길을 걸어오고 있었다.

그 중 학생지도 선생님이 나를 알아보고 인사를 하고 학생들에게 나를 교육장님이라고 소개하여 간단히 대화를 나누었다. 이 선생님이 사대부고에 근무하는 체육선생님인 류철 선생님이시다. 류철 선생님은 10여 년 전 내가 연구원 연구사로 근무할 때 특별연구교사로 선정되어 다양한 교육연구 활동을 하던 열정이 대단한 선생님이시었는데 그 열정이 지금껏 식지 않고 아직까지도 학생지도에 전념을 다하고 있으니 더욱 존경스럽기만 하다.

잠깐 나눈 대화 내용은 마침 사대부고 학생들이 중간고사도 끝나고 해서 1,2학년 학생들에게 고마나루 향토연극제를 보여주고 싶어 나섰다는 것이다. 남들은 퇴근해서 가족과 같이 어울리는 7시. 늦은 시간에 퇴근도 하지 않고 학생들과 같이 활동하는 류철선생님이 정말로 존경스럽다고 칭찬을 해주고 연극공연 장소 선화당 가는 길을 설명해 주었다.

9월 1일 자 공주교육지원청에 부임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고민한 것이 “사랑하는 공주지역의 학생들을 어떻게 기를 것인가”라는 명제였다. 그리고 많은 생각 끝에 내 나름대로 마음 다짐을 한 것이 “품격있는 학생”들을 길러보자는 생각이었다. 오늘날 우리 학생들은 1~2명의 형제, 자매로 모두가 금쪽같이 귀한 공주님. 왕자님으로 태어났다.

가정에서 그렇게 대접받고 사랑받으니 대부분 자기중심적 사고와 행동에 빠져 있는 것 같다. 학교 현장을 지원방문을 위해 엊그제 들러 본 공주의 한 대형 초등학교의 교장선생님이 학교 현황 말씀을 하시며 안타까워하는 것이 바로 이런 것들이었다.

아이들이 하나같이 잘생기고 똑똑하고 말을 잘 들어 예뻐 죽겠는데 아쉬운 것이 있다면 정신적 육체적으로 나약하고 남을 배려하지 못하고 협동하는 마음이 부족하다는 말씀이시다.

이러한 현실을 바탕으로 많은 생각 끝에 나름대로 학생으로 갖추어야 할 품격을 생각해 보았고 품격있는 학생은 어떠한 학생인가 생각해 보고 우리 지역의 사랑하는 학생들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 고민하여 나름대로의 방향을 설정해 보았다.

첫째, 남을 배려하고 칭찬하며 남과 어울려 재미있게 학교생활을 할 줄 아는 학생들로 길러야겠다. 나보다 못나고 어려운 사람을 더 아끼고 잘 보살피는 아이, 피부색이나 용모로 친구를 평가하지 않는 아이. 어른들에게 공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할 줄 아는 아이, 서로를 존중하고 예의를 지킬 줄 아는 아이로 길러야겠다.

둘째, 다양한 문화적 체험으로 감성이 풍부하고 성숙된 매너를 가진 학생으로 길러야겠다. 운동장에서는 사자처럼 용맹하고 교실에서는 사슴처럼 조용히 묵상할 줄 아는 학생. 몇 줄의 시를 읊을 줄 아는 학생, 좋은 그림 앞에서 많은 생각을 할 줄 아는 학생, 아름다운 선율을 듣고 감동하며 신나는 음악 앞에서는 박수치고 신명을 표현할 줄 아는 학생, 연극, 뮤지컬을 보고 스토리를 구상하고 상상해 보는 학생을 기르고 싶다.

이러한 학생들을 기르기 위해 우리 공주교육지원청도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 교육지원청의 일선 지원서비스를 하드웨어쪽 보다 소프트웨어 쪽으로 그리고 다양한 지적, 정의적 영역의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변화하여야겠고 우리 직원들의 마인드를 미래지향, 공동선의 추구 등으로 변화하도록 하여야겠다.

일선학교의 열린 사고를 조장하고 교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하여 능력있는 교사들의 열정을 유도하여야겠다. 공주교육지원청이 앞장 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안내함으로 품격높은 문화교육청으로 거듭나고 싶다. 다행히 공주지역은 다양한 행사를 유치하는 문예회관, 수준높은 문화원, 박물관, 판소리전수관 등 많은 문화 시설이 있고 음악회, 전시회, 연극, 뮤지컬 공연 등 다양한 행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서울, 대전 등의 대도시만은 못하지만 우리가 관심만 갖는다면 그런대로 많은 문화 활동을 영위할 수 있다. 이런 문화 활동을 통하여 사랑하는 공주지역 학생들의 품격을 높이고 싶다.

품격있는 문화교육청으로 발전하기 위해 먼저 우리교육청에서부터 문화체험을 강화하자는 취지에서 어제 저녁 칠지도 전직원 관람 행사를 추진하였고 그 가운데 만난 사대부고생들의 향토연극제 관람, 그리고 퇴근시간을 마다않고 학생을 인솔하여 같이 연극공연에 참가하는 류철 선생님 같은 훌륭한 선생님이 계시어 우리 공주교육은 점차 그 품격을 높일 것이라 기대한다.

공주교육을 위해 봉사하는 나는 앞으로 그런 열정적인 선생님을 많이 발굴하고 그 선생님들을 격려하여 신명나게 교육하도록 도와주어야겠다. 그것이 바로 교육장이 하여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잠 못 이루는 새벽 펜을 들었다.
/2011년 10월 상순 새벽 봉황산록 수청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