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조문화를 찾은 1천 4백년만의 남경 방문
남조문화를 찾은 1천 4백년만의 남경 방문
  • 윤용혁/공주대 교수
  • 승인 2007.11.27 14: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1세기 무령왕 문화루트의 복원을 꿈꾸며-

지난 11월 9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무령왕국제네트워크협의회와 백제신문사의 공동 주관으로 26명의 시민이 남경을 방문하였다. 남조 4백년의 서울이었던 남경은 무령왕과 성왕대에 왕성한 교류를 하였던 양나라의 서울이었다. 백제문화의 원류를 탐색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공주시민들의 남경 방문은 백제 이후 실로 1천 4백 년 만에 이루어진 공주로부터의 큰 규모 방문단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무령왕대를 전후한 공주 백제는 남조(양)로부터 문화적 영향을 받으며 수준 높은 백제문화를 창조하고 이 문화는 바다 건너 일본으로 전해져 아스카 고대문화 개화의 기초를 형성하였던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일본으로의 루트는 큐슈-야마구치를 거쳐 오사카 지역에 이르는 길이었고, 따라서 남경-공주-오사카에 이르는 루트는 서기 5백 년 경을 전후한 시기 동아시아 문화를 꽃피운 젖줄이었던 것이다.

무령왕국제네트워크협의회(회장 정영일)는 2004년에 창립되어 매년 6월 일본 가라츠 가카라시마에서 개최되는 무령왕 축제에 참가하면서 2006년에는 일본 현지민과의 공동 모금에 의하여 무령왕기념비를 왕의 탄생지로 전해지는 가카라시마에 건립한 바 있고, 탄천 초중학교와 가카리시마 초중학교의 홈스테이 교류를 돕고 있다. 이같은 교류의 결과 가라츠에서는 백제문화제에 수년 간 단체방문단을 구성하여 공주를 답방하고 있다. 무령왕기념비의 건립은 말하자면 1천 5백년 전의 무령왕 문화루트를 매개로 한중일 3국을 묶는 지역 시민 교류의 모델을 만들어가는 작업이다. 무령왕 문화루트의 복원은 백제중심의 동아시아 문화루트를 재현하는 것이다.

남경 방문을 통하여 시민 방문단은 백제문화와 맥이 닿는 남조문화의 실제를 체험하는 한편으로 남조문화와 백제문화의 차별성도 함께 이해하는 기회가 되었다. 동시에 남경사대의 방문을 통하여 지역간 교류의 가능성을 다지는 기회를 마련하기도 하였다.

무령왕네트워크협의회는 가라츠와의 교류를 중심으로 향후 야마구치, 혹은 무령왕의 아버지(곤지)의 신사가 세워져 있는 오사카 지역과의 교류를 연결함으로써 명실 공히 동아시아 3국을 연결하는 시민 교류의 틀을 만들어나가고자 한다. 지난 20세기는 일제의 침략과 이데올로기 분쟁으로 동아시아 세계가 철저히 파괴된 세기였다. 그러나 21세기는 이 파괴된 동아시아 체계가 복원되어야 하는 세기이다. 이러한 점에서 동아시아 3국의 시민교류는 대단히 중요한 것이며, 금번의 남경 방문은 무령왕루트의 복원을 위한 작업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공주대와 남경대가 현재 자매대학으로 되어 있고, 금년에 공주박물관과 남경시박물관이 역시 자매 관계를 체결한 상태여서 향후 공주와 남경의 교류 여건은 점차 두터워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공주에서 개최되는 백제문화제는 이같은 지역간 국제 교류를 활성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금번의 남경 방문을 계기로 무령왕 문화루트가 우리 시대에 재현됨으로써 시민 차원의 동아시아 국제 교류의 활성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의 많은 성원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