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집과 119
중국집과 119
  • 백제뉴스
  • 승인 2011.04.2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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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둘러보면 흔하게 찾을 수 있는 중국음식점. 누구나 한 끼 해결을 위해 중국집에 전화를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빠가 좋으냐, 엄마가 좋으냐.” 이후 최고의 고민을 안겨주는 “자장면이냐 짬뽕이냐”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메뉴를 정하게 되면 중국집에 전화를 걸어 주문할 메뉴와 음식 받을 주소를 말한다. 주문한 중국음식이 오면 음식값을 지불하고, 맛있게 먹은 후 그릇은 찾아갈 수 있도록 집밖에 내놓는다. 그러면 중국집에서는 그릇을 수거해간다. 이 것이 중화요리가 필요한 수요자와 공급자 간의 일렬의 과정이다.

119도 마찬가지이다. 위급한 상황에 처한 사람이 119에 전화를 한다. 차이점은 이 과정에서 발생한다. 중국집에 전화를 하는 사람 중에서 배가 부른 사람이 주문전화를 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위급한 상황에 처하지 않은 사람들이 119에 신고를 많이 한다. 화재가 나지 않은 곳에서 화재신고(오인신고)를 하고, 아파트 문을 따 달라고 혹은 개나 고양이 등 동물을 잡아달라고 구조신고를 하고, 본인이 갈 수 있는 병원을 구급차로 태워달라고 구급신고를 한다. 이렇게 되면 정작 위급한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들은 제 때 119의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또한 없지는 않겠지만 중국음식 배달원을 해코지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119신고를 받고 본인을 구해주기 위해 달려온 119구급대원에게 욕설과 폭행을 가하는 신고자들은 한 해 백 건이 넘어갈 정도로 자주 발생한다. 결초보은(結草報恩)하지는 못할망정 정말 배은망덕(背恩忘德)한 사람들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소방방재청에서는 법을 개정해 올 9월부터는 119대원을 폭행하는 사람에게 징역 5년 이하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기로 했다. 더 이상 시민의식만으로는 해결이 힘들어 법의 힘을 빌리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중국집과 119의 가장 결정적인 차이점은 중국음식을 먹기 위해서는 맛있는 음식일수록 비싼 돈을 지불해야 하지만, 119는 더 위험한 상황을 해결해 주었다고 더 비싼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 즉 119는 무료다. 이 점이 119를 봉사조직으로써 모든 국민이 119에 대한 좋은 인식을 가질 수 있게 기여한 점이라는 것은 인정해야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119에 무분별한 신고를 초래하게 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무분별한 신고로 정작 119가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119의 손길이 닿지 못하게 되는 안타까운 경우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응급출동을 위해 단순 문 개방이라든지 동물구조 등 비(非) 응급 신고에 대해서는 출동을 거절할 수 있게 되었다.

공통점도 존재한다. 우선 둘 모두 전화로 신고(주문)를 하고, 중국집에 주문할 때 메뉴와 주소를 말하듯 119에 신고를 할 때에는 위급한 현재상황과 주소를 말해야 한다. 또한 중국집과 119의 가장 큰 공통점은 “신속 정확”이다. 중국집에서는 음식이 식기 전에 최대한 빨리 제대로 배달해야 한다. 소방에서도 신속한 출동을 위해서 주간 20초, 야간 30초라는 목표를 가지고 출동훈련을 실시하고 있고, 도로에서의 지체를 막기 위해 정기적으로 소방통로 확보훈련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정확한 출동을 위해서 매달 1회 이상의 지리조사도 실시하고 있다.

수요자와 공급자간의 일렬의 과정이 올바르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119에 허위신고는 하지 말아야 하고, 정말 위급한 상황이 아니면 나보다 더 위급한 다른 사람을 위해 신고를 자제해야 할 것이다. 또한 나를 구하러 온 119대원들에게 욕설이나 폭행 등의 해코지는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속 정확한 출동을 위해서 신고자는 아무리 위급한 상황일지라도 119상황실에 침착하게 현재상황과 주소를 정확하게 얘기해 주어야한다. 현재상황을 알아야 119대원들이 출동하면서 준비를 할 수 있고, 주소를 정확히 알아야 신속하게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과 맛있는 요리로 서민들의 주린 배를 채워주고 있는 고마운 중국집처럼 119는 항상 국민 곁에서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중국집에 주문을 하고 배달원을 반갑게 맞아 음식을 받고, 값을 지불하고, 맛있게 먹은 요리 그릇은 수거해 갈 수 있도록 밖에 내 놓는 시민의식처럼 119에 신고하고, 119대원을 대하는 시민의식이 높아진다면 오래 전 TV에서 방송된 마라도까지 자장면을 배달하는 유명한 광고처럼 119대원은 위험에 처해있는 국민이 있는 곳이라면 그 곳이 어디든 지간에 신속정확하게 일일이 구하러 갈 것이다.

                              연기소방서 조치원119안전센터   김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