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금학초등학교[3]
공주금학초등학교[3]
  • 윤현숙 기자
  • 승인 2011.04.0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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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까지 온종일 돌봄교실 운영

 
공주시 32개 초등학교를 찾아 달라진 교육풍습과 학생들의 생활상을 찾아보기 위해 백제신문이 '찾아가는 우리학교'란 코너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학교의 소식과 어린학생들의 포부 및 생활상을 그려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 월성산 자락에 위치한 금학초등학교 전경

교훈:  밝게 바르게 슬기롭게
교화:  장미 (신뢰, 사랑, 대범)
교목:  향나무 (정직, 청결, 굳센의지)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벚나무가 꽃망울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장미줄기의 곁가지에 새순이 돋아나는 봄날, 옛 중학동(현 공주고담길)에 위치한 금학초등학교(교장 임광호)를 찾았다.

대부분 큰길가에 위치한 여느 학교와는 달리 금학초는 공주고등학교 뒤편 월성산자락에 위치하고 있어 특별한 볼 일 없이는 일반인들도 어디있는지 잘 모르는 학교이기도 하다.

공주시내 7개 초등학교 중 가장 변두리에 위치해 있으며 규모도 가장 적지만 교무실 앞에 서 있는 오래된 소나무가 이 학교의 오랜 전통을 말해주고 있다.

한때는 전교생이 900여명이 넘을 정도로 학생수가 많았지만 지금은 총16명의 교직원과 함께 108명(유치원 14명 포함)의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다.
중학동과 금학동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걸어서 등교하며 부모의 승용차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간혹 보인다.

 

▲ 임광호 교장

임광호 교장은 “도시아이들 답지않게 순박하고 어려운 가정형편이지만 나름대로 활발하다”며 “학교의 기본생활지도를 잘 따르고 있어 휴지조각 하나라도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고 학생들을 칭찬한다.

그러면서 “금학동 학군내에 초등학교가 2개나 있지만 시내권에서 새 아파트로 이사를 와도 가까운 학교로 전학하지 않고 먼 곳까지 다닌다”며 “교육은 학교· 부모· 학생이 삼위일체가 돼야 하는데 대부분 형편이 어려운 부모들이 생업에 종사하고 있어서 학교의존도가 높은 실정”이라며 어려운 가정형편을 안타까워했다.

 이런 현실에 부응하고자 금학초에서는 오전 6시 30분부터 밤 10시까지 ‘온종일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공주 관내 ‘온종일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유치원 2곳과 초등학교 2곳으로 강북지역에서는 금학초만 유일하게 교과부 공모에 선정됐다.

밤 늦게까지 운영하는 까닭에 교사들은 당번제로, 급식종사자는 매일 8시까지, 교장 및 교감은 1주일이면 4~5일 정도 학교에 남아있어야 하는 어려움도 있지만 임광호 교장과 교직원들은 소명의식을 갖고 ‘온종일 돌봄교실’을 교과부에 신청하게 됐다.
여러 교직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출퇴근이 불규칙하고 밤늦게까지 일해야만 하는 부모들에게는 ‘온종일 돌봄교실’이 큰 힘이 되고 있다.

또한, 오랜 전통을 지닌 학교답게 수업시작 전 아침시간에는 명심보감을 익히고 있어 학생들이 예를 알고 효를 실천하면서 예절교육에 앞장서는 학교이기도 하다.

▲ 5학년 명심보감 교실

아침수업 전 명심보감으로....
5학년 교실이 조용하다. 살며시 들어가 보니 명심보감을 읽으며 공책에 옮겨쓰기를 하고 있다.

[지혜편] 기회를 놓치지 말라
운(云) 화불가행면(禍不可倖免)이요 복불가재구(福不可再求)니라 - 닥쳐오는 재앙은 요행으로 피할 수가 없고 복을 놓치면 다시 구해도 구할 수 없다-

[지혜편] 친구를 가려사귀면 후회가 없다
운(云) 과언택교(寡言擇交)하면 가이무회린(可以無悔吝)이며 가이무우욕(可以無憂辱)이니라-말을 적게하고 친구를 가려 사귀면 후회가 없고 근심과 모욕이 따르지 않는다-

이날 학습하는 명심보감 구절이다.

이동희 담임교사는 “이 시간은 학생들이 인성적 측면에서 감화를 받으며 한자교육에도 도움이 된다”며 “한자를 어려워하지만 꾸준히 지도해 나가면서 잘 적응하고 있다”고 그동안 지도해 왔던 느낌을 솔직히 표현한다.
이연선 학생은 명심보감 배움에 대해 묻자 “조상들의 좋은 말씀을 많이 알 수 있어요”라고 답한다.

사제동행독서(師弟同行讀書)....
학년별로 요일에 따라서 담임교사와 함께 도서실에서 책을 읽는데 이날은 화요일이라서 2학년이 도서실 차지다.
하루평균 10권 정도의 책을 읽고 있어 별명이 ‘책벌레’인 박헤선 학생은 삼국지를 읽고 있다. “옛날 사람들은 땅을 뺏고 높은 지위를 차지하려고 싸움을 많이 했다”며 소감을 이야기한다.

▲ 2학년 학생들이 담임과 함께 책을 읽고 있다

특수반(도움반) 교실....

특수학급의 정원은 총 6명으로 각 반 교실에서 수업을 받으며 국어와 수학은 특수반으로 와서 수업을 받는다. 이 날 1학년과 2학년 3명이서 ‘특별한 날 색칠하기’공부를 하는 중이다. 국어시간이지만 의사소통이 어려워 소근육발달을 위한 기초색칠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특수학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이보현 교사는 “학생들 심성이 착하고 대부분 경증이라서 지도하기가 훨씬 수월하다”고 한다.

안전지킴이....
요즘 아동관련 사회문제들이 많아지면서 금학초에서도 사고미연방지 차원의 안전지킴이(남자 2명, 여자1명)를 운영하고 있다. 임 교장은 이날 새로 임용된 김태연씨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안전지킴이들은 등하교 교통지도와 낯선 사람들에 대한 경계 등 학생들의 안전한 학교생활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 영어체험교실 수업 모습

 바깥놀이...

교정 뒤 놀이터에서 재잘거리는 소리에 발걸을을 돌리니 유치원 아이들이 바깥활동을 하고 있다.미끄럼틀, 그네, 시소 각자 놀이기구를 차지하고 있으며 모래놀이에도 한참 신이 나 있다.한켠에서는 풀밭에 모여 새싹에 관심을 보인다. 살짝 뜯어보기도 하고.... 예전 소꿉놀이 하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점심시간...
교직원과 전교생이 한자리에 모여 점심식사를 한다. 고학년은 유치원 동생들을 배려해 앞자리는 남겨두고 식판을 들고 먼데다 자리를 잡는다.
점심메뉴는 보리밥, 시금치된장국, 두부조림, 떡볶음, 배추김치다.
맛있게 먹고 나서 식판과 잔반처리도 스스로 해결한다.

영어체험실....
두팀으로 나누어 사물의 명칭과 색깔을 맟추면서 빙고게임을 한다.
정부초청 장학생인 스테판 강사가 한국어를 한마디도 사용하지 않지만 학생들은 모두 알아듣고 질문에 답하면서 한칸씩 게임판을  지워나간다.
화면에 나오는 사물의 그림을 보고 명칭을 따라하면 점수가 나오고 학생들의 환호소리가 교실에 퍼진다.

 

 5학년 실과시간...

공예전문강사의 지도를 받으면서 바느질을 하고 있다.  1주일에 한번씩 고학년을 대상으로 3주째 바느질기초를 익히고 있는데 남자아이들은 박음질, 홈질, 궁글리기를 하고 있고 여자아이들은 새발뜨기를 거쳐 단추를 달고 있다.

양성평등시대라서 여자들은 기술과목을, 남자들은 가정과목을 배우고 있지만 타고난 기질은 숨길 수 없어 여학생들의 바느질 솜씨가 곱고 빠르다.

부모 퀼트교실....
학부모를 대상으로 2년째 운영하고 있는데 작년에는 약 10명 정도의 부모와 학생들이 함께 퀼트를 비롯한 도자기 등 여러 개의 작품을 만들어 전시도 했다.
유치원생인 이기주 할머니는 “작년에는 고양이를 만들어 선생님께 선물하고 가방도 만들어 며느리에게 선물했다”며 뿌듯해 한다.

수강료는 무료이며 재료비 정도를 본인이 부담하는데 올해는 바구니 만들기에 도전한다.
수업에 앞서 집에서 직접 구운 빵과 과일 등을 펼쳐 놓고 이야기꽃을 피우는 모습은 교실이라기보다는 사랑방에 온 듯하다.

 

▲ 돔형의 최신식 강당에서 풍물연습을 하고 있다

풍물반...

4~6학년 30여명이 강당에 모여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상쇠인 홍주영 학생이 앞장을 서고 꽹가리, 북, 장구, 징이 뒤따르면서 갖가지 문형들을 만들어 낸다.풍물반은 작년에 창단한 짧은 경력임에도 불구하고 2010년도 충남도음악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드러내고 있다.

창의·인성·학력반....
6학년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운영하며 기초학력 부진학생은 자발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고 우수학생은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키우고 있다.
옆 짝궁과 멘토링을 하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학습수준조절 및 우정도 돈독해진다.
이날은 그리스 신화를 읽고 내용 듣기 말하기, 수학문제 스스로 해결하기를 하고 있다.

 

▲ 온종일 돌봄교실반 저녁시간

 온종일 돌봄교실....

바쁜 경제활동으로 인한 부모들의 부담을 덜고자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오후6시부터 10시까지 두 파트로 나누어서 운영하고 있다.2명의 지도교사는 자격증을 지닌 금학초의 자모들로서 일반 외부강사보다 더 애정을 갖고 학생들을 보살피면서 지도하고 있다.

수준별 받아쓰기, 한자, 미술지도, 체육활동, 독서와 논술지도, 과제지도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귀가할때는 데려가는 사람의 사인을 받고 동행하게 하며 혼자서는 귀가시키는 일이 없다.
이날 간식은 바나나와 오렌지 주스, 저녁 메뉴는 잡곡밥, 만두국, 메추리알장조림, 배추김치다.

1학년 이인혜 학생은 “집보다 반찬이 더 맛있어서 많이 먹는다”며 해맑게 웃는다.
검사가 장래 희망인 6학년 송하늘 학생은 “집에서 TV는 많이 안보고 책을 주로 읽는데 학교에서 친구하고 같이 공부하면 더 잘 된다”며 “데리러 올 사람이 없어서 8시전에 집에 가야한다”고 아쉬워한다.
아나운서가 꿈인 홍주영 학생은 10시까지 학교에 있다가 친구어머니와 함께 귀가한다.

유치원 이주혜, 1학년 인혜, 주혜 3명의 자녀를 돌봄교실에 맡기고 있는 어머니는 “아이들 식사시간 때문에 급히 집에 돌아와야 할 때가 많았는데 학교에서 돌봐주니까 구애받지 않고 활동할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며 세아이의 손을 잡고 가볍게 발걸음을 뗀다.

 

▲ 현관 양 옆에는 각종 수상트로피,표창패,학교기념물이 전시돼 있다

올해 3월 금학초에 전입한 주정갑 교감은 “시골보다 생활이 더 어려운 학생이 많다 보니 월초에는 저녁밥만 먹고 가겠다는 학생들도 많았는데 학교활동의 가장 기본은 교육이라서 신청자를 다 받지 못했다”며 마음 아파했다.
이어 “현재 4~5명이 대기중에 있는데 한정된 예산이지만 운용의 미를 살려 어려운 학생들을 전부 포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학초에서는 이 밖에도 컴퓨터, 점토교실, 시와 예술이 함께하는 시간, 미술부 등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교생의 75%정도가 방과후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주희 방과후 담당교사는 “교육행정기관에 똑같이 신청을 해도 시골에 위치한 학교에 비해  동 단위에 있는 금학초는 선정과정에서 불리할 때가 많다”며 “위치보다는 학생들 사정을 먼저 고려해 균등한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활기차게 놀고 있다

한편, 금학초는 1940년 금학동(현 공주여고 위치)에 금학공립심상소학교로 개교해 1949년 현 위치(공주고담길 19번지 -옛지명 중학동)로 이전했으며 2011년 2월 제67회 졸업식을 치르면서 5,197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박승규 공주교육장, 박수현 충남도특별정책보좌관, 이상재 前국회의원도 금학초  졸업생이다.

지난 1999년 인성교육 자율시범학교로 교육부 지정을 받았으며 청소년단체육성 우수교 표창, 교육공동체운영 우수교 표창, 체육지도(유도부) 우수교 표창, 웅진독서교육대상 표창, 체육지도(유도부) 우수교 표창에 이어 2010년도에는 홍보 최우수교 표창, 연말변화관리 최우수교 표창, 풍물반 도경연대회 금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10년 6월 위생적인 급식실과 냉난방 및 음향시설을 갖춘 돔형 강당을 완공했으며 지난 3월에는 금학초 정문 진입로를 완공하는 등 보다 나은 시설개선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더불어 생활하는 공동체 의식과 자연과 지역사회를 사랑하는 마음을 기르기 위한 환경교육 및 지역행사의 참여도 활발히 전개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