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회 "최민호 세종시장에 정치적 책임 물을 것"
세종시의회 "최민호 세종시장에 정치적 책임 물을 것"
  • 이원구 기자
  • 승인 2024.02.1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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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세종시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임명강행에 강력 반발
지난 13일 이순열 의장이 세종문화재단 대표이사 임명과 관련해 성명서를 발표할 당시 모습 ⓒ백제뉴스
어제(13일) 이순열 의장이 세종문화재단 대표이사 임명과 관련해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백제뉴스

 

세종시의회는 14일, 최민호 세종시장이 박영국 세종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임명을 강행한 것과 관련, 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시의회는 이날, 대표이사 선임 직후 논평을 내고 “세종시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가 오늘 최종 선임됐다”면서 “20일부터 임기를 시작해 앞으로 2년간 세종시의 문화․예술․관광 분야의 발전을 위해 앞장서야 하는데 매우 우려스럽고 개탄스럽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박영국 대표이사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혐의로 감사원으로부터 징계를 요구받은 인물로, 문체부 1급 실장에서 2급으로 강등됐다”면서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을 줄 세우고, 정치 편향을 이유로 낙인찍고,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당시 처분들이 세종시에서 또 다시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노무현의 도시인 세종시 위상에 걸맞지도 않을뿐더러, 젊은 도시의 눈높이에 한참을 못 미치는 인사다. 한마디로 최민호 시장이 벌인 인사 참극이다”고 직격했다.

아울러 “세종시의 자존심은 땅에 떨어졌고, 전국적인 망신을 자초한 상황이다”면서 “전문성이 입증되지 않은 공무원 관련 경력만으로, 그것도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여 혐의를 받았던 인물이 지역 문화와 예술에 대한 공감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역 예술인들과 제대로 교감해 보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작가의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전시를 열고, 문화 트랜드를 반영하는 공연을 할 수 있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문체부(유인촌 장관) 추천인지 특정인의 추천인지도 논란이다. 퇴직 공무원 밥그릇 챙기려다 세종시민의 자존심이 무너진 한심한 상황에서 혹여 문체부 예산 확보를 전제로 인사 청탁은 없었는지 밝혀야 한다”고도 했다.

계속해서 “인사청문회는 지명권이 없다며 거부하고, 문화․예술 분야에서 이렇다 할 업적과 성과가 없는 인사를 적임자로 둔갑시켜 임명해 의심받는 상황을 자초한 것은 최 시장 자신이다. 매우 유감이고 우려스러운 대목이다”며 재차 비판했다.

이순열 의장은 지난해 7월 취임 직후 인사청문회 개최를 공언했고, 올 1월 4일 인사청문회 개최를 공개 재론하며 언론과 집행부를 상대로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시의회는 “최 시장은 철저히 회피했다. 어처구니없게도 산하기관인 문화관광재단(이사장 최민호)은 다음날 5일 대표이사 공개 모집 공고문을 인터넷에 올리는 기만적인 행태까지 보였다”면서 “시민의 대의기관인 의회를 무시한 채 행정 절차를 밟아 사실상 협치를 거부하고 시장으로서의 자질도 의심받는 상황을 자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과 의장이 협의할 시간은 충분했으며, 공모 기간 중에도 수 차례 인사청문회 개최를 위해 실무선과 정무 채널, 언론을 통해 의사를 전달했지만 최 시장은 모두 외면했다”면서 “의도한 것처럼 공모 마감 후 심사도 일사천리로 진행 시키더니 이사회를 서둘러 열어 의결하는 기막힌 행태까지 보였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문화예술인의 자존심을 짓밟고 세종시민의 대의기관인 시의회를 무시하며 강행한 이번 처사는 세종시 이미지를 실추시킨 역사에 기록될 사안으로 규정하고, 최민호 시장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면서 “나아가 명분과 실리 모두 잃은 인사 참극에 향후 시민의 따가운 평가가 있을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아울러 앞으로 협치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