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 충청분원, 서산으로…공주시 '충격'
국립국악원 충청분원, 서산으로…공주시 '충격'
  • 이원구 기자
  • 승인 2023.12.2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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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칫국만 마시다가 참패…혈세만 낭비 "비난"
ⓒ백제뉴스
국립충청국악원 조감도 ⓒ공주시

국립국악원 충청분원에 대한 용역비가 서산시에 세워짐에 따라 수년간 수십억 원을 들여 유치에 공을 들여온 공주시가 충격에 휩싸였다.

국민의힘 성일종 국회의원(서산, 태안)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비 171억원을 증액한 사실을 알리고 ‘국립국악원 서산 분원 건립비’ 2억원 유치 사실을 공개했다.

이 사업은 이번 국회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생겨난 신규사업으로, 내년도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비에 반영된다.

이에 따라 공주시는 ‘닭 잡으려던 개 지붕만 쳐다보는 꼴’ 신세가 돼 정치인들에 대한 시민들의 원성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당장 정진석 국회의원이 난감하게 됐다. 윤석열 정권의 실세로서 ‘큰 인물’을 자처해온 5선의 정 의원은 전임 시장이었던 김정섭 시장과 함께 분원 유치에 힘을 보태왔는데, 이번에 같은 당 소속 2선 의원에게조차 밀려 모양새가 빠지게 됐다.

민주당 소속 A의원은 “공주시가 가장 먼저 유치운동에 돌입해 공을 들여왔는데, 서산에 빼앗기다니 말도 안 나온다”라며 “우리 지역의 시장, 국회의원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기가 찰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원철 시장도 전임 시장이 추진한 사업이라고 모른 척하다가 놓쳐 버린 게 아닌가"라며 "자신이 후보 시절에 밝힌 '윤석열-정진석-최원철 트로이카가 공주발전의 톱니바퀴를 빈틈없이 돌릴 것'이라는 주장이 허튼소리가 됐다"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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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종 의원실이 국비 증액 사실을 알렸다. 이중 '국립 국악원 서산분원'이 신규사업으로 2억원 책정되어 있다. ⓒ출처=성일종 페이스북

공주시 신관동에 사는 김모씨(56)는 "결국 공주시는 김정섭 시장 4년 동안 예산만 낭비하고, 김칫국만 마시고 있었던 셈"이라며 "중고제의 고장을 운운하며 금방이라도 유치할 것처럼 요란을 떨더니 결국 이렇게 됐다"라고 한탄했다.

이와 관련, 공주시 관계자는 "국립국악원 충청분원 예산이 서산으로 선 것으로 안다"라 면서 "대신 충청전통음악당 유치에 노력중이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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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의원이 2020년 11월 12일 국회의원회관 제 1소회의실에서 국립국악원 충청권 분원 설립을 위한 국회세미나를 연 바 있다.(주최 정진석 의원실, 충남 공주시) ⓒ백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