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에 불복, 시의원 의사봉 갖고 사라져
결과에 불복, 시의원 의사봉 갖고 사라져
  • 제미영 기자
  • 승인 2011.03.18 0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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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의회 의원간 폭언과 불미스런 행동 수위 높아져

공주시의원 자질론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공주시의회가 공주시가 제출한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하고 계수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한 의원이 의사봉을 갖고 사라지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 것.

16일과 17일 양일간 열린 공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우영길)에서는 2011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의원들과 집행부 간 심도 있는 질의와 응답이 오갔고 의원들 각자가 삭감하고자하는 사업에 대해 서면으로 작성 제출한 결과 16건 사업에 대해 삭감 의견이 제출됐고 의원들이 의견 조절 후 12건 사업은 원안가결처리하고 결정했다.

▲ 사라진 의사봉
그 외 4건의 사업 중 추모공원조성사업비로 반영된 16억2800만원에 대해 표결방법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박병수 의원은 무기명 투표를 제안했고, 윤홍중 의원은 거수로 결정할 것을 제안해 두 안건을 갖고 의원들이 거수로 결정하기로 했다.

거수결과 3:3으로 나와 위원장의 결정에 따르기로 했고, 위원장은 무기명 투표로 하겠다는 의사를 표시, 최종적으로 추모공원조성사업비 예산에 대해 원안 가결할 것인지 삭감할 것인지를 무기명 투표로 결정하기로 한 것.

그러나 갑자기 윤홍중 의원이 "못합니다. 뭐가 두려워 거수로 하지 않고 무기명 투표를 하느냐"며 의사봉을 갖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 이창선 의원
빈 손으로 다시 들어온 윤 의원은 "의원들이 소신이 있어야지 왜 못하나(거수)?"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창선 의원 또한, "손을 안들은 사람은 뭐냐. 그렇게 소신이 없나!"라며 "뭐가 떳떳하지 못해 무기명 투표로 하나, 시민들 알권리 있다. 또 언론도 알권리 있다. 두렵지 않다. 국회에 가도 전자투표를 해 누가 찬성인지 반대인지 다 나온다. 소신 있다면 떳떳하게 거수로 하자"고 말했다.

윤 의원과 이 의원의 발언과 행동에 박병수 의원은 "두렵거나 어려워서가 아니라 의원들이 의사를 표현했고 표결에 붙인 결과 무기명 투표로 하자는 의견이 많아 결정됐으면 해야지 의사봉을 가져가면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의원 한명 한명이 시민의 대표이고 시민의 의견을 대변한다는 건 교과서에도 나와 있다. 요즘 사건을 보면 낮뜨거워 있질 못하겠다"고 반박했다.

▲ 박병수 의원
이어 박 의원은 "이창선 의원이 우려하는 것처럼 소심한 의원들 아니다. 시민의 알권리를 여기다 써먹는 거 아니다. 걸핏하면 5대의원들을 들먹이는데 5대 의회 때는 의견이 대립되어 피터지게 싸웠어도 끝나면 소주한잔 먹고 끝냈다"

"의장은 뭐하는가. 12명 의원들 정확하게 이끌고 가야지, 이 사안만 두고 말하는 거 아니다 원활한 의정활동을 돕기 위해 의장과 부의장이 있는데 의장은 열중쉬어만 하고 가만히 있어야하는 거냐"며 의장의 무능함을 질타했다.

또한, 한명덕 의원은 "손을 들지 않는 것도 자기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어떠한 방법이든 결정되면 그 결정에 따르겠다는 마음"이라며 "가결이냐 부결이냐를 따지는 게 아니잖은가. 표결에 붙였으면 진거는 진거대로 인정해야 민주주의고 순리적 방법이지 이게 뭐냐. 말이 안된다고 본다. 의원 자질부족이다"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 의사봉을 뺏고 위원장을 향해 언성을 높이고 있는 윤홍중 의원

우영길 위원장도 "모든 의원들의 의견을 존중하므로 표결방법을 의원들의 의사로 택한 거지 어떤 한 의원의 편에서서 결정한 것이 아니다"라며 "서로 감정을 자제하고 투표로 하기로 결론이 났으므로 그대로 진행하겠다"며 위원회를 속개했다.

추모공원조성사업과 관련, 무기명 투표결과 원안가결이 6명, 전액삭감이 1명, 조정 1명으로 공주시장이 제출한 원안대로 가결처리했다.

그 외 3건의 사업 중 한옥숙박촌(개별동)사업은 40억 원이 반영됐으나 20억 원 감액, 공예공방건립 18억 원 중 8억 원 감액, 공주시 상징물(랜드마크)설치 15억4000만원은 전액삭감하여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286억 원 중 43억4000만원을 삭감하고 나머지는 공주시장이 제출한 원안대로 가결처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