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금강교'가 걱정된다.
'제2 금강교'가 걱정된다.
  • 이원구 기자
  • 승인 2023.10.1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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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서봉균 공주참여연대 사무국장
서봉균 사무국장 ⓒ백제뉴스
서봉균 사무국장 ⓒ백제뉴스

이 글을 쓸까 말까 조금 고민했다. 이미 성대하게 착공식까지 마친 마당에 잔치집에 재뿌리는 일로 비칠까 싶어서다. 하지만 매일 아침마다 같은 일을 겪으면서 누군가는 ‘지적질’을 해야겠다는 의무감이 들었다.

무슨 일이냐 하면 공주시민의 숙원사업인 ‘제2 금강교’ 건설에 대한 내용이다.

개인적인 일상을 조금 이야기해야겠다. 아침마다 아들을 강북 신관동에서 강남에 있는 고등학교로 태워주고 있다. 거의 매일 전막 사거리를 지나 금강교를 건너 강남으로 넘어간다. 다들 알겠지만 아침 출근길 전막 사거리 교통혼잡은 웬만한 대도시와 비교될 정도로 심하다. ‘제2 금강교’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결국은 이것 때문이다.

지금 공주시민들이 이용하는 금강교는 일제 강점기 때 세워졌다. 현재는 안전상의 이유로 강북 전막 사거리를 거쳐 강남 공산성 쪽으로 넘어가는 일방통행 편도 1차선만 운영하는 상황이다.

금강교 옆에 ‘제2 금강교’가 완공되면 기존 금강교는 편도 1차선 차도를 없애고 보행자 전용 다리로만 운영된다. ‘제2 금강교’는 양방향 편도 1차선, 왕복 2차선으로 확정되어 2026년 말 완공 예정이다.

이러면 결국 강북에서 강남으로 건너는 사람들은 기존 금강교의 편도 1차선이 없어지니 여전히 ‘제2 금강교’의 편도 1차선 하나만을 이용하게 되는 꼴이다. 아침마다 겪는 교통체증 해소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말이다.

물론 강남에서 강북으로 오는 사람들은 ‘제2 금강교’ 덕분에 1차선이 새로 생기겠지만 아침 출근길은 강북에서 강남으로 넘어가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아 크게 보탬은 안 될 것이다. 새로 지어지는 다리 덕분에 더 안전하기는 하겠지만.

‘제2 금강교’를 왕복 2차선, 편도 1차선으로 세울 수밖에 없는 저간의 사정은 대체로 알고 있다. 그렇다고 오랜 숙원사업이니 어쩔 수 없이 무조건 지어야 한다는 핑계가 될 수는 없다.

‘제2 금강교’ 건설 총사업비는 ‘385억원’이다. 공주시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반씩 부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공주시민들에게 별다른 편익도 주지 못할 ‘제2 금강교’를 짓는데 이렇게 막대한 예산을 써야 하는 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 대안이 뭐냐? 짓지 말자는 이야기냐? 물론 그건 아니다.

분명한 사실은 적어도 편도 2차선 규모 정도로는 세워야 큰 돈을 들여 ‘제2 금강교’를 건설하는 의미가 있다는 말이다. 어차피 계획대로 ‘제2 금강교’를 지금 건설해봐야 아무 도움이 안 된다. 차라리 몇 년 더 늦추더라도 문화재청을 비롯해서 관련 기관들에 공주시의 상황을 설득하는 작업을 하자.

관련 기관에서 반대하고 규정이 그렇다고 해서 손 놓고 있을 일이면 지방자치제가 왜 필요하고 선출직 단체장과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은 왜 있는가? ‘백제의 고도’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니 하는 것도 사람이 있고 시민이 있어야 그 의미가 빛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한낱 옛날 유적에 불과할 뿐이다.

공주시가 당장의 책임회피보다는 시민의 편에서 능력을 발휘해 주기를 간절히 요청한다.

 /사단법인 공주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