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공주보 담수, 대백제전 유등 강우에 유실"
"무리한 공주보 담수, 대백제전 유등 강우에 유실"
  • 이원구 기자
  • 승인 2023.09.2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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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철거를 위한 금강영산강시민행동' 22일 성명서 발표
유실된채 방치된 황포돛배 ⓒ출처=대전충남녹색연합
유실된채 방치된 황포돛배 ⓒ출처=대전충남녹색연합

'보철거를위한금강영산강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22일, 호우에 따른 공주 대백제전 유등 유실과 관련, "예견된 인재"라고 밝혔다.

시민행동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공주 대백제전에 설치된 유등과 황포돛배가 지난 19일 내린 비로 80%이상 유실되었다”면서 “이는 예견된 인재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동안 지역의 환경단체와 시민사회는 공주보를 담수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백제전을 개최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면서 “배와 유등을 띄우는 것이 백제문화에 걸맞지 않고, 하천에 과도한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였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공주시 역시 담수 없이 미르섬에 유등을 옮겨 설치하는 등의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민관협의체에서 5차례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담수를 강행, 대백제전을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지난 14일에는 민관합의 위반에 항의하면서 공주보 담수를 막기 위한 농성 천막을 폭력적으로 강제 철거했고, 맨몸으로 모래사장을 지키던 환경활동가들의 목숨을 위협하면서까지 담수를 강행했다”고 덧붙였다.

시민행동은 “수문 담수로 행사장 미르섬 주변의 수위가 상승했고, 목적했던 유등과 황포돛배 설치가 진행되었다”면서 “하지만 담수로 홍수 위험이 더 가중되면서 결국 예상치 못한 강우로 인해 시설물 유실 상황을 만들었다. 기후위기로 강우의 패턴이 바뀐 것을 감안했다면, 하천에서 대규모 시민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지양해야 함에도, 4대강 사업을 엄호하는데 목을 맨 일부 세력들이 둔치행사를 강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보 존치와 보 활용에 대한 집착이 피해를 키운 것임에도 환경부와 공주시는 아직까지도 수문을 100% 개방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번 피해로 보가 홍수 예방 시설이 아니라 홍수 위험을 가중시키는 시설이라는 것이 다시 한 번 입증되었고, 강우 예보를 확인하고 완전 담수된 공주보를 개방했어야 했지만 수문은 열리지 않았다. 결국 수문개폐를 통해 홍수를 관리 할 수 있다고 주장했던 것 조차 이제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었다”고 비난수위를 높였다.

이와함께 “부여군의 경우 8월 수해 이후에 금강 인근 구드레 단지에서 백제문화단지로 행사장을 변경하는 선택으로 큰 피해가 없이 지나갔다”면서 “공주시 역시 다른 선택지가 충분히 있었지만 4대강 활용의 당위를 만들기 위해 담수를 고집했고, 스스로 대규모 피해를 야기한 것이다. 이 모든 책임은 담수 강행과 하천에 시설물 설치를 고집한 공주시 책임이며, 이를 방기한 환경부에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민관협의체에서의 합의를 어기고 사업을 강행한 공주시를 강력히 규탄하고, 행사관계자와 진행자 모두를 처벌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면서 “이제 더 이상 하천에서 대규모 행사를 진행하면서 물의를 일으키는 일이 없도록 하천관리 방침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김태흠 충남지사는 어제(21일) 공주 미르섬을 방문한 자리에서 "행사 컨트롤 타워가 없고 우왕좌왕 한다."며 충남도 및 공주시 관계자들을 강하게 질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