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공주시의원의 소신
[데스크 시각] 공주시의원의 소신
  • 이원구 기자
  • 승인 2023.08.14 19:08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더불어민주당 김권한 의원(초선, 다선거구) ⓒ백제뉴스
더불어민주당 김권한 의원(초선, 다선거구) ⓒ백제뉴스

소신(所信).

누구든 남들로부터 이 두 글자가 이름 앞에 붙어 회자된다면 기분 나쁜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일반인도 그러할진대, '표를 먹고 사는' 정치인이라면 두말하면 잔소리다.

공주시의회에 겁 없는 초선, 김권한 의원(민주당)을 두고 한 말이다.

그는, 지난 9일 열린 공주시의회 추경예산안 심의 자리에서 ‘표’로 따지면 둘째 가라면 서러운 ‘힘쎈 조직’ 공주시새마을회의 사회단체 보조금 문제를 꺼냈다.

공주시새마을회에서 유급인력 2명을 더 보강하기 위해 상정된 예산으로, 대다수 의원들은 논란의 예산임에도 ‘쉬쉬’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는데, 그가 이 단체를 직격 한 것이다.

새마을회 인력을 보강하면 총 5명. 충남 15개 시군 중 공주시가 유일하고, 70만 도시인 천안시도 유급직은 단 3명 뿐이다.

그의 발언에는 거침이 없었다.

핵심은 ‘제로섬 게임’이라는 것. 공주시에서 나가는 사회단체보조금 총액 190억원 중 새마을회에서 수천만원을 더 빼간다면, 다른 단체들의 예산이 삭감될 수 밖에 없다고.

소위 힘 없는 개인이나 민간 예산만 잘려 나갈 것인데, 실제로 ‘청소년 의회’ 예산 1,000만원이 먼저 칼질을 당했다.

형평성 문제도 짚었다.

유급사원이 1명도 없는 자율방범대 등도 열심히 봉사활동에 매진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새마을회에 대한 ‘특혜소지’가 다분하다.

이로인해 타 단체들이 유급인력을 요구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는, 각 사회단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게 김 의원의 뼈 있는 충고였다.

“표로 먹고 사는 정치인이 사회단체 보조금을 거론한다는게 쉬운 일이 아니죠. 총선도 목전에 두고 있고...숙고 끝에 내린 결론은 ‘시의원의 본분’입니다. 의회에 입성시켜준 주민 편에서 생각하니, 답은 의외로 간단하더군요.”

김 의원의 ‘소신 발언’에도, 오늘(14일) 계수조정에서 찬성이 과반을 넘겨 집행부 입맛대로 통과됐다.

키를 쥐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진 것인데, 개탄스럽기 그지없다.

타 단체와의 형평성, 특혜시비 등을 뻔히 알고도 통과시킨 것에 대한 후폭풍을 민주당 의원들은 고스란히 감내 해야할 것이다.

‘시의원으로서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임기 끝까지 지키겠다는 ‘초선’ 김권한.

그의 부지런하고 성실한 행보가 지역정가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향후 어떤 ‘소신 발언’으로 또다시 주목을 받을런지, 김 의원의 입에 시민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본지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