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농업에 대한 의지가 없는 공주시
[기고] 농업에 대한 의지가 없는 공주시
  • 서봉균
  • 승인 2023.08.1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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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균 공주시농민회 감사
서봉균(공주농민회 감사) ⓒ백제뉴스
서봉균(공주농민회 감사) ⓒ백제뉴스

예산이란 무엇인가? 예산이란 다름아닌 정책의지다.

정치인이나 공직자가 어떤 분야를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은 하면서도 예산을 배정하지 않거나 심지어 깍는 경우도 있다. 이 사람은 거짓말장이라고 비난받더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역대 공주시장들 중에 공주시 농업과 농민들에 대하여 존경심을 표하고 많은 예산을 쓰겠다는 공약을 하지 않은 시장이 누가 있을까? 그리고 이들의 공약은 실제로 지켜졌을까?

최근 언론보도를 보고 실제는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놀랐다.

지난 10일 열린 공주시의회 농업기술센터 추경예산안 심의과정에서 임달희 공주시의회 부의장에 따르면 공주시는 전체 예산 중에서 ‘농림해양수산’ 분야 예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11.74%’로 나타나, 충청남도 15개 시군 중에 ‘12위’로 최하위권임을 알 수 있다. 공주시에는 해양수산 분야가 거의 없으니 ‘농림해양수산’을 ‘농업’ 분야라고 해도 과히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 추이다. 임달희 부의장이 제시한 자료를 보면 ‘당초 예산기준’으로 공주시의 최근 5년간 전체 예산 중 ‘농림해양수산’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11.91%’에서 2020년도 ‘10.59%’, 2021년도 ‘9.49%’, 2022년도 ‘8.26%’로 매년 큰 폭으로 줄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2023년 올해에는 1차 추경까지 다 합해도 ‘7.45%’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공주시에서 하는 일 중에 농업 분야가 다른 분야에 비하여 특별히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지자체가 다 마찬가지겠지만 공주시도 기본적인 행정에서부터 문화관광, 경제, 안전, 교육 등 많은 분야에서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다. 각 분야마다 이해관계나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거기에 예산이 많이 배정되기를 바라는 것이 당연하다.

다만 필자가 말하고 싶은 요지는 공주시 전체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에 비하여 농업예산이 지나치게 홀대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22년 기준으로 공주시 총 인구는 105,094명, 총 가구는 51,580세대로 조사되었다. 여기서 농가인구는 22,172명으로 전체의 ‘약 21%’, 농가는 10,266세대로 전체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보면 공주시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략 20%’ 정도 수준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공주시가 농업 분야에 과다한 예산을 배정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에 맞는 정도의 예산만이라도 달라는 것이다. 20%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예산을, 그것도 매년 큰 폭으로 삭감하는 공주시의 행태는 누가 보더라도 ‘농업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해석할 수 밖에 없다.

예산의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

9월부터 공주시 집행부와 공주시의회는 내년도 본예산을 세우기 위한 몇 달간의 긴 여정에 들어간다. 공주시 농민들은 선출직 공직자들의 공약이 얼마나 지켜질지, 공주시의 농업에 대한 의지가 얼마나 회복될지를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 특히 최근 센터장이 새로 취임한 공주시 농업기술센터의 적극적인 변화를 기대한다.

/공주시농민회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