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천의 겨울 풍경]
[유구천의 겨울 풍경]
  • 전선호 객원기자
  • 승인 2011.01.1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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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박경철 선생님의 트위터 자기소개서에 나와 있는 말처럼

<혼자 내 딛는 천 걸음보다 천 명이 손잡고 나아가는 한 걸음의 가치>를

실천하는 그 첫걸음.

유구천과 금강이 만나는 곳에서 시작되었다.

따뜻한 햇살이었지만 얼굴에 다가오는 찬바람은 매서웠다.

간밤에 내린 눈으로 길은 미끄럽고 온 세상은 하얗다.

 물 맑고 아름다운 곳.유구천을 따라가는 공주생태시민연대의 발걸음을 따라가 봤다.

▲ 호사비오리가 우리들의 소리에 놀랐는지 어디론가 날아간다.
▲ 물떼새가 지나간 자국일까? 얼마전 이곳엔 미호종개를 4000여마리 방류했던 곳이다. 겨울에 볼 수 있는 백할미새를 만날 수 있고, 왜가리 서식지가 있는 곳이다.
▲ 천연기념물 243호.흰꼬리 수리 아성조를 만났다. 작년에 보고 이곳에서 또 만나니 반가운 녀석이다.
▲ 천연기념물 327호 원앙 한무리가 차 소리에 놀라 달아난다.
▲ 유구천과 금강이 만나는 곳에 길이 놓였다. 나는 이 길을 욕망의 길이라 이름붙였다.강줄기를 잘라 180만평의 농토로 향하는 길. 그 길은 모든 것이 얼어붙고 겨울잠을 자고 잠시 쉬러 온 안락한 휴식의 계절마저도 속도만을 강요하며 쉬지말고 달려야하는 고속도로와 같은 길이다.
▲ 가을에 홀씨를 날려보낸 부들을 만났다. 핫도그처럼 부풀어올라 제 몸을 뚫고 나오는 놀라운 생명력을 보았다. 밍크같이 따뜻한 부들로 한기를 없앤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자연을 이용해 따스한 옷을 만드는 손길을 만났으면 좋겠다. 그러나 간디의 물레를 만나기에 너무 멀리 와 버린 느낌이다.멈추지 않는 욕망의 전차에서 나부터 내려야하는데...
▲ 우성면 평목리 평목교 입구에 자리잡은 정자. 안전을위해 설치한 난간이 조화롭지 못하지만 여름한철 땡볕을 피해 온 농부들에겐 참 고마운 존재다. 그런데 나무를 잘라놓은 이유가 뭘까?
▲ 바위 아래에 잔뜩 웅크리고 있는 청둥오리들.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곳에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만드는 것을 보면 새들은 깊은 산 외딴곳에서 도를 닦는 수도승 같다.

 

▲ 부끄러운 우리시대의 자화상. 2년도 채 안된 유압식 수중보가 처참히 무너져 있다.속도와 무사안일이 가져온 인재다. 미호종개를 방류한 200여m 상류에서 내려온 물고기들에겐 천길 낭떠러지와도 같을텐데... 모래가 생명줄인 미호종개들의 고향을 찾아주자며 시작한 방류행사가 금강과 지천의 모래를 파내면서 파국을 맞이한다면 우리는 무슨 이유로 국가적인 행사에 돈을 낭비하는 것인가?

2011년도 공주생태교실 사업계획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