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페이 할인율 낮추는 공주시...불용예산 2천억
공주페이 할인율 낮추는 공주시...불용예산 2천억
  • 서봉균
  • 승인 2023.01.0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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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서봉균 공주참여연대 사무국장
서봉균 사무국장 ⓒ백제뉴스
서봉균 사무국장 ⓒ백제뉴스

2023년 새해 들어 1월 1일부터 공주페이 할인율이 10%에서 5%로 낮아졌다. 2019년 8월에 출시된 공주페이는 작년 12월 31일까지 누적 발행액이 3,800억원에 이를 정도로 시민들의 대단한 호응을 얻은 정책이다.

지역화폐가 실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3,800억원에 달하는 발행금액만 보자면 공주시민들에게 필요한 정책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리고 중소상인이나 전통시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니 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이런 공주페이 할인율이 줄었으니 시민들이 볼멘소리를 하는 것도 당연하다.

공주시도 할 말은 있을 것이다. 중앙정부의 지역화폐 예산지원이 줄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실제로 중앙정부의 지원은 2022년에 비하여 절반으로 줄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무엇인가? 중앙정부의 지원이 줄더라도 그것이 시민들에게 정말 필요한 일이라면 자체예산으로 최소한 유지라도 해야 하는 것이 지자체의 의무다.

물론 공주시의 재정이 열악해 자체예산으로는 공주페이 할인율 10% 유지가 어렵다면 억지를 부리고 싶지는 않다. 없는 예산에 쓸 곳도 많을 텐데 공주페이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아 공주지 재정운영이 무척 아쉽다.

‘2022년 공주시 결산재정공시’를 보면 지난 2021년 기준으로 공주시 총세입에서 총세출을 뺀 ‘세계잉여금’이 무려 2,100억원에 이른다. 공주시가 계획한 사업에 쓰려던 돈보다 실제로는 2,100억원이나 덜 쓰고 남겼다는 뜻이다.

2021년만 그렇지 2022년에는 다를 수도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실상은 아니다. 같은 자료를 보면 공주시는 2017년부터만 보더라도 매년 적게는 2천억부터 많게는 3천억원이 넘은 돈을 세계잉여금으로 남기는 ‘상습적인 과다 불용예산 지자체’다.

2022년이라고 다를 리 없다. 물론 세계잉여금 전체를 단순한 불용예산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도 안다. 여기에는 특정사업을 위해 이월된 금액과 국비나 도비에 반환된 보조금 잡행 잔액이 포함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세입부족 시에 유연하게 쓸 수 있도록 여유자금으로 비축하는 ‘재정안정화기금’도 2021년 기준 930억원에 이른다는 점을 보면 공주시 재정이 열악하다고 주장하기는 어렵다.

지자체가 적자를 내는 것이 문제지 돈을 남겨 흑자를 내는 것이 뭐가 문제냐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이는 정부와 가계를 구분하지 못하는 착각이다. 일반가정이야 알뜰하게 살림을 해서 저축을 하면 당연히 칭찬받을만하다.

하지만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다르다. 공주시가 2천억원이 넘는 돈을 계획보다 덜 쓰고 불용으로 남겼다는 의미는 우선 요즘 같은 불경기에 쓸 돈보다 더 많은 세금을 시민들로부터 거뒀다는 뜻이기도 하고, 공주페이 같이 필요한 일을 안 해서 시민들에게 충분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방자치법’에도 “지방자치단체는 그 재정을 수지균형의 원칙에 따라 건전하게 운영하여야 한다.”라고 명시를 하고 있다. 즉 세입과 세출을 가능한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예산을 쓰지도 못하고 남기면서 중앙정부의 지원 삭감으로 공주페이 할인율을 유지할 수 없다는 공주시의 해명은 변명에 불과하다.

지방자치체의 본분을 망각하는 일이기도 하다. 올해 첫 추경예산편성에서 공주페이 예산이 확보할지 시민들은 공주시 집행부와 시의회를 지켜보고 있다.

/사단법인 공주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