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깨어있는 시민의 이름으로
오직 깨어있는 시민의 이름으로
  • 조성일
  • 승인 2022.12.13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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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조성일 공주참여연대 이사장
조성일 이시장 ⓒ백제뉴스
조성일 이시장 ⓒ백제뉴스

 

돌부처도 돌아볼만 하였다.

7주째 매일 전막사거리에서 출근시간에 피켓을 들었다. 매주 수요일 퇴근시간에 우리은행 사거리에서 ‘정진석 퇴진’ 촛불을 들었다. 사람은 비록 많지 않았을지라도 참여한 사람들은 마음을 다하였고 흔들림이 없었다.

이쯤이면 돌부처라도 돌아볼만 하였으나 냉혈한 사람의 심장은 돌보다 더 차가웠다. 정진석 의원은 아직까지 사과 한 마디 없다.

‘일본은 조선과 전쟁을 하지 않았다. 조선 스스로 썩어문드러져 망했다.’ 정진석 의원의 이 발언은 자신의 역사관이 그렇다 하더라도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의 신분으로 해서는 안 되는 말이다.

민주당도 왜 이 반국가 반민족적 발언을 국회 윤리위에서 문제를 삼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하여 의로운 공주시민들이 나섰다. 그러나 정진석 의원은 사퇴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여름철 모기소리 만큼도 취급하지 않았다. 정진석 의원의 이 오만한 태도는 대체 어디에 근거하는 것인가?

다름 아닌 공주시민이다. 무슨 말을 해도 지지하고 국회의원으로 당선시켜주는 공주시민이다. 그렇다면 묻지 않을 수 없다.

할 말 못할 말 가리지 않고 뱉은 말을 우리는 막말이라 하고 그런 사람을 막된 사람이라 한다. 그러면 할 말 못할 말 가려듣지 못하는 사람을 대체 우리는 무어라 일러야 되는가?

할 말 못할 말 가려듣지 않고 오직 내게 잘해주는 사람인가 내편인가만 판단기준으로 삼는 사회를 우리는 또 무어라 일러야 되는가?

시비지심으로 헤아려 듣는다 하여도 침묵만 하고 있다면 그러다가 세월 지나 그 말을 잊고 또 다시 그를 지지한다면 대체 그 침묵은 무엇이며 그 시비지심은 또 무엇인가?

참담하다. 한 주권자가 다른 주권자에게 묻고 있는 이 물음이 참담하다.

정진석, 그 이름이 지은 악업이 실로 크다.

‘국가와 민족이 없으면 어떤 정당도 사상도 있을 수 없다’며 온전한 독립국가를 염원하였고 한생 신산고초를 겪으며 항일독립운동을 했던 김구 선생이 이 말을 듣고 그리고 이 참담한 현실을 보았다면 어떠했을까?

모골이 송연하다. 동시대를 사는 사람으로 선생 앞에 죄스럽다.

단 하룻밤 한 시간만이라도 함께 합시다. 오직 밝은 이성으로 성성히 깨어있는 한 시민으로 함께 합시다.

12월 14일 수요일 오후 6시에서 7시까지 신관 우리은행 사거리에서 의로운 사람들과 함께 합시다. 촛불을 들지 않아도 됩니다. 한 발 떨어져 있어도 됩니다. 먼발치에서 서성거리며 관심만 가져주셔도 좋겠습니다.

나이든 분은 꾸짖는 마음으로 나이 아랫 사람은 항의하는 마음으로 함께 합시다.

정진석, 그 이름 석자가 결코 우리를 영광스럽게 하지 않습니다.

그 이름은 오직 그 자신과 그 가족 그리고 그 이름을 등에 업고 사는 몇몇을 위한 것입니다.

주권자, 우리는 우리의 이름을 가집시다. 그 당당한 이름으로 단 하룻밤 한 시간만이라도 함께 합시다.

정히 못 나오시겠거든 그 이름 그 말만 잊지 말아주십시오.

/공주참여자치시민연대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