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 세상을 바라보는 눈
논술 - 세상을 바라보는 눈
  • 정형근 해오름 논술학원장
  • 승인 2007.09.0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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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소위 사회지도층 인사나 유명연예인들의 학력 위조 사건을 보면서 학벌지상주의를 넘어서 이미 ‘학벌숭배’에까지 이른 듯한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는 것 같아 마음 한편이 답답해짐을 느낍니다. 물론 ‘학벌’이랄 것이 없는 사람들 중에서도 자신들의 분야에서 그 능력을 인정받아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들조차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젊은 시절 학벌로 인한 차별과 열등감을 느낀 적이 있다는 고백을 하고 있습니다. 비록 일에 대한 열정과 끊임없는 도전정신으로 사회적 성공을 거두기는 했지만 학력차별의 굴레를 벗어나기까지 그들이 겪었을 심리적 고통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른바 ‘학벌’을 형성하기 위해 필요한 우리 사회의 소위 잘나가는 대학들은 거의 모두 논술고사를 입학전형 중 하나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마치 논술이 좋은 대학에 들어가 좋은 학벌을 따기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자격조건 중의 하나가 되어버린 것이 되어버린 듯한 느낌입니다. 어쩌면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논술이 입시의 도구나 수단이 되는 순간 그 본래의 기능을 상실하고  말 것입니다. 논술의 기능은 영어나 수학이외에 공부해야할 또 하나의 입시과목이 아니라 인식과 성찰의 과정을 거치면서 보다 성숙한 자세로 세상과 소통하고 그 속에서 자아실현을 꿈꾸는 것이어야 합니다.

논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어진 글을 정확히 이해·분석하는 능력, 글의 내용을 바탕으로 비판적이고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능력, 자신의 생각을 논증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곧 비판적 독서, 논리적 토론, 창의적 논술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죠. 따라서 평소 독서 토론 모임을 통해 독서와 토론, 논술이 정반합을 이루어 유기적으로 결합되는 훈련을 지속한다면, 좋은 논술문을 작성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보다 나은 논술문을 작성하기 위한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세상과 사람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고민을 하게 되고 또한 생각의 차이를 발견하게 됩니다.

논술은 세상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돕는 것이며, 그 성찰의 깊이를 위하여 다양한 책을 읽고 사색할 수 있도록 하는 실천적 교육입니다. 따라서 그저 논술시험에 대비하는 차원이 아니라 평소 꾸준한 독서와 토론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깊이 있는 관점을 기르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