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방산 인근에서 천연기념물 323호 황조롱이를 보았다
묵방산 인근에서 천연기념물 323호 황조롱이를 보았다
  • 전선호
  • 승인 2010.09.0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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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를 맹금류라 하는가?
▲ 묵방산 석산개발 현장에서 불과 100여m 떨어진 곳에서 만난 황조롱이.

밀림에서 맹수를 만나면 오금이 저리고,온 몸이 굳어버릴 것이다.

하늘을 나는 새 중에서 맹금류의 으뜸이라고 한다면 독수리라 할텐데

정작 덩치 큰 녀석들의 먹이는 죽은 시체라는 것이다.

그럼 정작 작은 새들이 무서워하며 벌벌 떠는 새는 무엇일까?

 유구천에서 만나는 새 중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황조롱이.

이 녀석이 작은 새들에게 공포의 대상인 맹금류라고 한다면 쉽게 믿기지 않을 것이다.

크지도 않고,날카로워 보이지도 않고, 눈매 또한 매섭게 생기지 않고 동글동글한 것이 귀엽기까지 하다.

 비행술을 꿈꾸는 파일럿에게 황조롱이의 정지비행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바람의 방향을 이용해 날개짓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공중에 떠 있는 우아한 몸짓.

처음 봤을 때 이 녀석에게 반한 이유도 거기 있었다.

 어느날 조용한 사찰을 거닐고 있을 때였다.

숲 속에서 작은 새들의 움직임이 있었고,그 순간 아주 빠른 속도로 급강하해서 낚아채는 녀석의 몸놀림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요즘은 가슴이 아프다.

유구천이 굽이치는 묵방산을 늘 눈으로 만나고,발로 거닐며 가슴으로 느끼며 지내던 사이

검은 그림자가 나타나 석산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켜야 할 소중한 벗들을 하나하나 쫓아내려 하고 있다.

 유구천에는 며칠 전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고속도로 아래에서

꽃다운 나이의 여학생을 살리고 아까운 젊은이가 세상을 떴다. 고속도로 개발로인해 변해버린 강물의 흐름이 아이를 낚아챘다.

수심 3m의 깊이에 빠져 허우적대던 아이를 살리려던 그 사람.

지금은 이 세상에 없다.

 어쩌면 이 녀석이 그 사람을 보았을 지도 모른다.

우리가 쳐 놓은 그물에 우리가 걸리고 있는 건 아닌지 두루두루 살펴 볼 일이다.

 이 일대는 황조롱이를 비롯해 천연기념물 327호 원앙과 호사비오리,고방오리,백로,왜가리,흰뺨 검둥오리를 비롯해 생물종이 다양한 곳이다.

유구천을 따라 걸으면 노랗게 피어난 여우팥,비수리(야관문)를 비롯해 다양한 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사진 작가들이 모래톱 위에 노니는 새들과 유구천 우안 공격사면 아래에 서식하는 다양한 새들을 촬영하기위해 수시로 찾는 곳이다.

이곳을 인근에 있는 우성초등학교,우성중학교 아이들을 비롯해 공주 시내의 아이들에게 생태 관찰을 위한 탐방로로 만들어 준다면 더없이 좋은 환경교육의 장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