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현 대전시의원, “어린이집·유치원 먹거리는 친환경급식으로”
정기현 대전시의원, “어린이집·유치원 먹거리는 친환경급식으로”
  • 이원구 기자
  • 승인 2021.03.15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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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의 건강과 농민이 상생 발전하는 방안 제시
대전시에 로컬푸드 직매장 이용 현금(카드) 지급 촉구
대전시의회 정기현 의원(더불어민주당 유성구3) ⓒ백제뉴스
대전시의회 정기현 의원(더불어민주당 유성구3) ⓒ백제뉴스

지난 2년 동안 어린이집과 사립유치원에 친환경급식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친환경농산물 구입 차액보조를 현금으로 지급할 것을 주장해온 정기현 대전시의원(더불어민주당 유성구3)과 최근 이와 관련한 언론보도가 잇따르고 있는데 대해 로컬푸드 꾸러미를 공급해온 생산자 단체들이 대전시청 주변에 정 의원을 비판하는 현수막을 대거 내다 걸었다.

정기현 의원은 “이 사업은 무상급식과 무상교복 등 단체장 공약간의 이견이 있었던 사안을 의회가 합의를 이끌었고, 마침내 지난 2018년 10월 대전시와 대전시교육청 그리고 대전시의회 3자가 참여한 대전시교육행정협의회에서 합의하고 당해 11월 6일 대전시가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이를 반영한 예산을 편성하여 의회가 승인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전시가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로컬푸드 꾸러미 현물 공급을 강행하는 것은 교육행정협의회 합의사항과 의회 예산 취지를 위반하는 것이며, 갑의 입장에서 마음대로 바꾸겠다는 것은 기관간의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이며, 대전시의 또 다른 갑질 행위라고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기현 의원은 1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음과 같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다음은 입장문 전문이다.

2019년도에는 그동안 초등학교와 중학교 1,2학년만 대상으로 실시해오던 무상급식과 친환경급식이 대전지역 영유아급식과 초.중.고등학교로 전면 확대하였다.

올해 친환경우수농산물 구입 차액보조사업은 일반농산물보다 비싼 그 차액의 일부를 초.중학교는 학생 1인당 한끼 300원을 고등학교는 220원을 ‘현금’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어린이집과 유치원에는 2019년부터 한끼 300원에 해당하는 예산을 친환경우수농산물을 공급한다며 ‘현물’로 로컬푸드 꾸러미 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대전시와 자치구가 80:20로 분담하여 총 130억원의 예산을 반영해 놓았다. 이 중 현물로 공급해왔던 어린이집과 사립유치원은 합쳐서 40억5천여만원을 책정했다.

그러나 2년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현물 공급 방식은 다음과 같은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어서 지속할 수가 없는 방식이다.

1. 현물 지원 방식은 현금 지원 방식에서만 가능한 일반농산물을 친환경농산물 구입으로 전환하여 확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반농산물보다 비싼 차액의 일부인 300원을 현금으로 지원하면 약 1,000원 전후의 친환경우수농산물을 구입 가능하여 급식의 질을 향상시켜 건강한 식단 구성이 가능한데, 현물의 경우 일반농산물에다 로컬푸드 공급양만큼 양을 늘려 급식질 향상이 불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중고는 가공식품과 전통식품을 제외하고 구입한 농축산물 가운데 58.9%를 친환경우수농산물을 구입하여 전체 식품비 가운데 282억원(약36% 정도) 친환경우수농산물을 구입하고 있으나, 어린이집과 사립유치원은 확인 가능한 친환경우수농산물 구입은 지난해 로컬푸드 꾸러미 공급액 27억9천만원(이중 친환경농산물은 6.9억원에 불과)을 모두 인정한다고 해도 전체 식품비의10%에 불과하다.

결국 로컬푸드가 친환경농산물은 아니기 때문에 친환경급식한다고 해놓고 기만하는 결과가 되어 소비자인 영유아의 학부모와 교직원들로부터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2. 로컬푸드 현물 공급은 1주일분 농산물을 주1회 공급하고 있어 농산물의 신선도가 떨어져 급식 사고가 우려되므로 급식 책임자인 어린이집과 사립유치원으로부터 환영받지 못하고 학부모들이 거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3. 높은 수수료(28%)와 소포장 꾸러미 배송으로 가격이 너무 비싸다.

현재의 로컬푸드 현물 공급방식은 한끼 300원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소포장으로 공급하는게 불가피한데, 단체 급식을 가정용처럼 소포장을 하게 되면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다.

이 역시 소비자들의 불만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상급식비로 별도의 식단을 구성해야 하므로 이중 일이 되며 예산낭비가 불가피하다.

또, 약 8대의 차량으로 소규모 농산물을 5개 자치구 어린이집 1,185개 유치원 150개 등 모두 1,335개를 일일이 배송하는 구조는 수수료를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다.

만일 주2회 배송하게 되면 차량과 인력이 추가로 소요되어 배송수수료는 더 올라갈 수있다. 현재 대전에 있는 로컬푸드 직매장은 농민수취가에서 15% 마진을 붙이나, 로컬푸드 꾸러미는 28%(쌀과 가공식품은 18%)의 수수료를 붙이므로 농민들도 소비자들도 불만이 되고 있다.

소포장 꾸러미 구조와 함께 높은 중간수수료로 인해 지난해 로컬푸드 꾸러미 공급가는 이 규격과 동일한 초등학교의 납품가와 비교할 때 2배가 비싸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4. 대전지역의 로컬푸드 생산자들도 소외되기는 마찬가지다.

2019년에 순수 대전지역 농가는 53개에서 6억7652만원을 공급하여 전체 공급액 20억원의 33%에 불과했고, 영농법인이 9억7천만원으로 49%, 대전이외 농가도 1억7358만원 8.5% 공급했다.

2020년에는 302개 한밭가득 회원 농가중 순수 농산물 직접 공급 농가는 89개로 10억5600만원을 공급해 전체 공급핵 27억9천만원의 37.9%에 불과했고, 영농법인이 15억4500만원을 공급해 55.4%를 점유했다. 즉 영농법인과 유통업체가 이익의 대부분을 가져간 것이다.(첨부자료 5)

5.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현물로 공급하면서 공평하지 못하게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의 150개 사립유치원에 공급된 로컬푸드 꾸러미는 최다 공급을 받은 곳은 동구의 대전성모유치원으로서 원아가 41명에 599만5천원을 공급받아 원아 1인당 146,221원 지원받았다.

이에 비해 최소로 공급받은 곳은 대덕구의 색동유치원으로서 원아가 104명인데도 327만원을 공급받아 1인당 31,436원 지원받아 성모유치원이 색동유치원의 1인당 공급액이 4.65배에 달해 격차가 매우 컸다.

예산에 맞게 공평한 지원은 초중고처럼 ‘현금’ 지원밖에 없다.

6. 배송 주체가 가공식품 제조해 끼워 팔기도 문제다.

로컬푸드 꾸러미를 공급하는 유성푸드통합지원센터를 운영 주체가 품앗이마을협동조합인데, 이 협동조합이 유통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두부와 맛간장을 제조하여 매출을 올리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품앗이마을은 로컬푸드 꾸러미 공급으로 2019년 1억9300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2020년엔 1억8100만원의 적지 않은 매출을 올려 2년간 3억7400만원의 매출과 중간수수료 까지 꿩먹고 알먹는 중간 이익을 취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 사립유치원이 교육위원장에 보내온 공문에 따르면 148개 유치원 가운데 99.67%가 불만이라고 응답했고, 공립유치원처럼 현금으로 지원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외에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학교급식지원센터의 업무에 해당하나 이를 배제하고 민간에서 독점하고 있으므로 학교급식지원조례를 위반하여 지난해 감사원 공익감사가 청구되어 있는 등 좋지 않은 여러 사례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현금지원방식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한편, 대전시는 이러한 현물 공급방식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이유로 지역 농가를 지원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정작 대전시장과 공무원은 로컬푸드 꾸러미를 구입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시청 식당에서 구입한 식재료비 전체 예산 4억5600만원 가운데 지역 농산물 구입은 한밭가득 회원이 아닌 기성농협을 통해 쌀.잡곡 3,625만원과 한밭가득 야채 775만원 등 모두 4,400만원으로 식재료비의 9.6%에 불과했다.

5개 자치구까지 확대하여도 지역 농산물은 전체 14억6100만원의 식재료비 가운데 1억5100여만원에 불과해 10.3% 정도이며 이도 로컬푸드 꾸러미 농산물은 775만원에 불과하다.

대전시장과 자치구청장 및 공무원들이 시.구청 식당에서 솔선수범하여 이러한 소포장 꾸러미를 공급받아 급식을 시행해보기를 바란다.

현재 어린이집과 사립유치원은 지난해 6월 경기도 안산유치원처럼 집단급식 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을지 늘 긴장하며 지내야 하는 실정이다.

이에 지역 농민들과 영유아들의 질좋은 급식을 제공하는 상생발전 방안으로는 첫째, 이 예산을 현금(로컬푸드 직매장용 카드)으로 지급하고, 직접 직매장에서만 구매하게 하면 중간 수수료를 줄여 더 많은 지역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또 급식 기관은 이 카드를 무상급식비와 함께 직거래장에 가면 그때그때 신선한 농산물을 식단에 맞게 구입가능하다.

여기다 로컬푸드를 자치구와 대전시 산하기관, 교육청 등으로 확대해 지역 농가를 살리는데 나서야 한다. 공직자는 뒤로 빠지고 어린아이들 먹는 것으로 많은 중간 이득을 취하게 해서는 곤란하다.

또, 현금(카드)로 지원할 경우 친환경농산물을 더 많이 구입할 여력이 생기므로 친환경농산물 구입을 장려하고 초.중.고등학교처럼 지속적으로 지도해 나가면 영유아에게 질좋은 친환경급식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 피와 살이 만들어지고 뼈가 자라는 어린 아이들에게 초기 단체급식은 더 중요하며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중간 유통업자와 농업법인만 배불리는 꾸러미 현물 공급은 중단되어야 하며, 대전시는 더 이상 잘못을 고집하지 말고 시급히 방향을 전환해야 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