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새해, 단상(斷想)
신축년 새해, 단상(斷想)
  • 최은숙
  • 승인 2021.01.29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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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최은숙 동곡요양원 생활교사
최은숙 ⓒ백제뉴스
최은숙 ⓒ백제뉴스

 

인생은 때론 놀랍고 때론 지독합니다, 그러다가 인생은 우리에게 놀라운 감동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산다는 것은 그런 것이지요. 놀랍고 지독한 것들의 반복이니까요.

그 중간중간에 울고 웃는 우리의 일상이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슬픈 일을 만나도 너무 슬퍼하지 말고, 기쁜 일을 만나도 기쁘다고 너무 방정떨지 말고 살아야 하겠습니다.

누군가가 나에게 오래 간직할수록 좋은 마음 하나를 꼽으라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시작하는 첫 마음'을 꼽고 싶습니다. 어떤 일을 오래 하다 보면 우리는 쉽게 타성에 적습니다.

좋은 것을 봐도 좋은 줄 모르고, 처음에 어떤 마음으로 이 일을  시작했는지도 쉽게 잊어버리는 것이지요.

내가 어떤 마음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는지, 내가 어떤 마음으로 이 사업을 시작했는지, 내가 어떤 마음으로 이 사람을 만났는지, 첫 마음은 대개가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이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이고,어떤 어려움에도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마음입니다.

부부로 만나 단칸방에 살 때는 알콩달콩 행복했었는데 돈을 벌고 집이 커지고 경제적으로 부유해지니까 오히려 불행해진 부부들을 많이 봅니다.

먹고살 만하니 한눈을 팔고, 서로를 탓하는 마음이 생기고,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욕심이 늘어나고 순수했던 첫 마음을 잃어가기 때문입니다.

그 첫 마음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요. 마음에 금방 때가 묻고, 금방 건방져지고, 하나를 얻으면 또 하나를 더 갖기 위해 욕심을 내는 우리이니까요.

나는 요즘 제 마음에 때가 끼고 게을러지려고 하고 마음에 건방진 생각이 들면 가장 먼저 내가 처음 가졌던 첫 마음을  떠올립니다.

그 마음은 순수하고 열정적이고 감사함으로 넘쳐났던 마음이지요. 그 마음을 생각하며 나는 흐트러진 옷매무시를 단정히 하고 내 마음을 바로잡습니다.

더욱이 희망찬 신축년 새해를 맞아 가정과 직장에서 내 첫 마음이 무엇이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는 오늘이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