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오늘 정도전을 생각하다
[기고] 오늘 정도전을 생각하다
  • 고주환
  • 승인 2019.12.0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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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주환 공주시마을공동체네트워크 이사장
고주환 ⓒ백제뉴스DB
고주환 ⓒ백제뉴스DB

 

가정이 어려우면 어진 아내를 생각하고 나라가 어지러우면 어진 재상을 생각한다.

어지러운 시대이다.

공(公)은 없고 사(私)만 난무하는 세상이다. 

배우고 똑똑한 자야 이런 시대면 어떻고 저런 시대면 어떻겠나? 눈만 뜨면 시비흑백이 난무한다. 그 귀결점은 어디인가?

권력이다.

권력의 귀결점은 어디인가? 개인의 영달이며 가문의 영달이며 그 종국은 그들만의 리그로 계층고정화 속에 백성이 신음하고 주민이 신음하며 양극화, 저출산, 망국으로 치달릴 뿐이다.

고려말의 그러한 현실을 바로잡고자 한 사람이 '삼봉 정도전'이다.

지방분권, 지방자치, 국토균형발전 등 구호만이 난무하는 오늘의 대한민국의 현실에 감응하여 정도전을 생각한다.

특히 그의 제공주금강루(題公州錦江樓)의 感今思古(감금사고 : 오늘을 감응하여 옛일을 생각한다)는 대한민국의 비리를 목도하는 지식인과 정치인과 깨어난 모든 시민이 함께 생각해볼 여지가 있어 제시한다.

 

제공주금강루(題公州錦江樓)정도전(鄭道傳)

君不見(군불견) 그대 보지 못했는가?

賈傳投書湘水流(가부투서상수류)가의 태부 조굴원부(弔屈原賦) 지어 상수에 던지고

翰林醉賦黃鶴樓(한림취부황학루)한림 이백 황학루에 취중 맹호연 송별시 남긴 것을

生前轗軻無足憂(생전감가무족우)삶의 역경쯤이야 걱정할 것 없나니

逸意凜凜橫千秋(일의름름횡천추)빼어난 뜻 늠름하게 천추에 뻗친다오.

又不見(우불견)그댄 또 보지 못했는가?

病夫三年滯炎州(우불견병부삼년체염주)병든 몸 삼년 남방 귀양살이

歸來又到錦江頭(귀래우도금강두)돌아오는 길 다시 금강에 이르렀음을

但見江水去悠悠(단견강수거유유)단지 강물만 유유히 흘러감을 볼뿐이니

那知歲月亦不留(나지세월역불류)어찌 알랴. 세월 또한 머물지 아니함을

此身已與秋雲浮(차신이여추운부)이 몸 이미 가을구름 같으니

功名富貴復何求(공명부귀부하구)공명이며 부귀인들 다시 구해 무엇 하리

感今思古一長吁(감금사고일장우)고금의 일 하나의 긴 탄식에 불과하다네.

歌聲激冽風颼颼(가성격렬풍수수)노랫가락 격정에 드높고 바람마저 소슬한데

忽有飛來雙白鷗(홀유비래쌍백구)홀연 한 쌍의 백구 날아드네.

/공주시마을공동체네트워크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