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유치 100만 서명의 의의
혁신도시유치 100만 서명의 의의
  • 이원구
  • 승인 2019.11.0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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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원구
ⓒ백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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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민심의 결집을 상징하는 100만 서명은 단순히 혁신도시 유치라는 지역의 염원인가?

아니다. 결코 아니다. 지금까지 행정·입법·사법이 자행한 결과물인 이 시대 균형발전·양극화·저출산 문제에 대한 접근방식의 근원적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행정수도 위헌, 행정복합도시 건설, 세종특별자치시 등으로 변질 된 것이 바로 문제의 핵심이다.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으로 자행된 그 결과물은 균형발전과 전혀 관계없는 특별 투기장에 불과했으니, 또 다른 불균형·이권쟁탈의 각축장의 좋은 사례가 아닐 수 있다. 게다가 세종KTX역사와 고속도로를 계획하고 있으니, 이 또한 서울의 아류도시를 지향하는 것에 불과하다 하겠다.

기득권층의, 기득권층에 의한, 기득권층을 위한 행정·입법·사법이 오늘 우리 시대의 균형발전·양극화·저출산 문제의 근원이다. 따라서 오늘의 대한민국 지도자와 행정·입법·사법부는 기존의 패러다임으로는 우리 시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행정수도든 행정복합도시든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목적으로 오늘의 세종특별자치시를 계획하고 설계하고 시행한 결과가 지금의 세종특별자치시라면 이는 누구의 책임인가? 우리 역사는 당쟁만 있었지 정상적인 개혁의 선례가 없는 아주 비참한 역사를 안고 있다. 이는 기득권층의 두께가 전체를 압도한 역동성이 없는 역사임을 증명한 것이다.

충청권 혁신도시 유치 100만 서명은 바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촉구한 것이다. 양승조 지사와 홍문표·김종민 국회의원을 비롯한 민간의 공동대표들은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부응한 것이다.

지도자는 당시대 민중의 눈이며 몸이며 손이며 발이다. 따라서 그들의 눈과 몸과 손과 발이 어디가 아프고 시린지 느껴야 진정한 지도자가 되는 것이다. 이제 공은 대한민국의 국회와 행정부로 넘어 갔다. 이들은 왜 충청의 민심이 이렇게 뜨겁게 결집했는지를 진심으로 느껴야 할 것이며, 그것이 바로 새로운 패러다임의 촉구이며 균형발전·양극화·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며 자유와 평등, 정의를 구현하는 길이며 21세기 대한민국이 세계1등 국가를 지향하는 초석임을 깨우쳐야 할 것이다.

한갓 선은 정치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선이 구현되려면 선을 구현하려는 제도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오늘의 시대 균형발전이라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에 알맞은 제도 개혁이 있어야 한다. 오늘날 대의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인구비례에 의거한 국회의원의 선출방식이다. 이로써는 지역이기주의를 극복할 수 없다. 이는 국가의 균형발전을 이룰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계층 간 지역 간의 불균형도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새 시대 새로운 패러다임의 근원은 인구비례가 아닌 인구와 면적을 합산한 비율로 국회의원을 선출해야 한다. 아울러 국정운영의 방식 또한 기존의 관리 행정의 행정에서 향거이선(鄕擧吏選 : 지역선출방식)의 행정으로 전환해야 할 것을 제안한다.

아무리 착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 많아도 선을 담아 실현할 기구가 없다면 이는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니,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다.

100만 충청민심을 담은 서명부는 이제 충청을 떠나 국가로 향하노니, 이를 깨우쳐 실행함은 국정지도자의 몫이다. 정의로운 나라, 5천만 국민이 행복한 나라는 선각자의 몫이다. 비록 촛불보다 아우성은 적지만 그 내면에 담긴 인간 본성의 소망은 같기에 위대한 선각의 지도자가 깨우치길 하늘을 우러러 소망할 뿐이다.

/본지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