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여성근로자 2명에게 화장실 19개 청소 지시한 공주시
50대 여성근로자 2명에게 화장실 19개 청소 지시한 공주시
  • 이순종 기자
  • 승인 2019.08.13 11: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장실 청소용품.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백제뉴스
화장실 청소용품.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백제뉴스

시청사 청소노동자에게 충남도 내 8개 시 중 최악의 업무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공주시가, 이들을 한계점까지 몰아세우고 있다.

12일 취재진 확인 결과 공주시는 시청사 공무직 여성 근로자 2명에게 12일부터 16일까지 시청사 전체 복도 및 계단과 화장실 19개를 청소하도록 지시했다.

인원이 고작 3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휴가를 떠난 인원의 업무를 나머지 근로자들이 그대로 떠맡게 한 것이다.

시는 휴가로 상당한 업무 공백이 생겼지만 대체 인력 보강 등 대책마련을 하지 않았다. 결국 남은 2명의 여성 근로자들에게는 건장한 성인남자도 감당하지 못 할 만큼의 살인적인 노동량이 남겨졌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청 직원들도 팀원이 휴가가면 남은 사람이 업무 부담하지 않느냐"며 "계속 그렇게 해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현재 시는 청사 건물 연면적 1만 4569㎡ 청소에 공무직 단 3명만을 고용하고 있다. 이 중 한명만 빠져도 나머지 두 명의 노동량은 33%나 늘게 된다. 10명 내외로 구성되는 시 행정팀과의 비교는 분산되는 업무량 자체가 다르다.

특히 폭염 속에 냉방시설도 없는 곳에서 육체적 고강도 노동을 하는 것과 사무실에서 정신적 노동을 하는 업무와의 단순 비교는, 공주시가 얼마나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을 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공주시를 제외한 충남도의 시 단위 나머지 7개 지자체는 평균 8.7명의 청소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 시(市)보다 단위가 작은 군(君)은 청사면적도 좁지만 상당수(빨간부분)가 공주시와 같거나 많은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 ⓒ백제뉴스
공주시를 제외한 충남도의 시 단위 나머지 7개 지자체는 평균 8.7명의 청소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 시(市)보다 단위가 작은 군(君)은 청사면적이 공주시보다 절반도 안 되는 곳이 많지만 대부분(빨간부분) 공주시와 같거나 많은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 ⓒ백제뉴스

휴가철이 아니더라도 시청사 청소근로자들의 노동 강도는 이미 ‘착취’ 수준이다.

1인당 담당면적이 4천 856㎡에 달하는데, 이는 사단법인 한국건물위생관리협회에서 정한 일반 사무실 1인 적정 작업면적(1인당 826㎡)에 무려 6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충남도 내 나머지 7개 시 평균(2천 450㎡)과 비교해도 공주시는 1인당 두 배나 많은 면적을 부담하고 있다. 반면 평균 고용인원 7.9명에(공주시 3명)는 절반도 되지 않는다.

심지어 청사 면적이 절반 수준인 군 단위와 비교해도 청양군을 제외하고는 모든 군의 고용인원이 공주시보다 같거나 많다.

상황이 이런데도 공주시는 매년 반복되는 증원 호소를 예산 부족을 이유로 거절하고 있다.

올해에도 본예산, 1차추경예산, 2차추경예산 등 3번의 예산반영 기회가 있었지만 모두 외면했다.

반면 공주시의 2019년 예산은 역대 최초로 1조원을 돌파했다.

한편, 공주시는 지난 3월에도 청소노동자들에게 청소용품창고를 휴게실로 제공해 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민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