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대 7대 총장 원성수 취임식 유감
공주대 7대 총장 원성수 취임식 유감
  • 고주환
  • 승인 2019.06.20 18:06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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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주환 (사)공주시마을공동체네트워크 이사장
고주환 ⓒ백제뉴스
고주환 ⓒ백제뉴스

 

5년 넘게 공석이던 공주대 총장의 취임은 공주의 주민으로서 뜨겁게 환영할 일이다.

개인적으로도 동문의 한 사람으로서 환영하고 또 축하한다. 공주대 정문을 들어서며 교육부 규탄의 현수막을 보고 마음 한 구석 어두운 마음이 들었지만 한국 현대사의 명암이 어찌 대학뿐이랴. 오늘의 목적은 총장의 취임 축하이기에 가볍게 제치고 식장에 들어섰다.

다 좋았다. 신임 원성수 총장의 소신과 포부, 충청과 세종을 아우르는 거점대학으로서 충청지역을 견인하겠다는 의지의 표명과 4차 산업에 걸 맞는 인재양성의 요람으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다부진 결의에는 대부분의 하객들이 뜨거운 박수로 환영해 마지않았다.

다만 많은 축하객이 축사를 했는데 정작 공주시를 대표하는 공주시장의 축사는 없었다. 왜 공주시장은 축사를 하지 않았나? 아무리 생각하고 생각해봐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공주시장이 축사를 하지 않겠다고 했나? 주최 측에서 실수한 것인가? 아니면 신임 총장이 장관급이기에 공주시장 정도는 축사를 할 자격이 없는 것인가?

대한민국에서 장관이 된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나라의 흥망을 거머쥐는 중대한 권력자이다. 고려를 개국한 왕건도 지금으로는 총리급이다.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는 장군이다. 경술국치의 5적은 장관급이다. 이러한 역사적 전통(?)은 현대사에도 그대로 답습되고 있으니, 공주대 총장의 자리는 막강한 자리이다.

충청남도 양승조 지사, 충청남도 교육청 김지철 교육감, 국회의원 정진석, 국회 비서실장 박수현, 대전광역시 교육감, 다수의 국립대학 총장 등등 축하객만 봐도 그렇다. 또 국립이니 공주시와 무관할 수도 있다. 중앙 권력과 밀착된 자리이니, 10만의 공주시는 안중에도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공주대학교가 공주의 현대사에서 차지한 위치와 역할, 지역주민과의 연계성 등을 생각하면 공주시를 대표하는 공주시장의 축사는 바로 공주시민의 축사이기에 그 의의가 매우 크다고 하겠다.

더욱이 지방분권과 지방자치를 화두로 하는 현 시점에서 이렇게 지역주민을 무시하는 처사는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신임 원성수 총장의 군 경력과 민주주의의 고장이라는 미국에서의 박사학위, 행정학과 교수 등등의 이력으로 볼 때 이번 일은 아주 상반된 처리가 아닌가 싶다.

국가의 발전은 국민의 고락과 함께하며 한 도시의 발전과 정체성은 시민의 고락과 함께하는 것이다.

헌법 제7조 ①항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②항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 고위공직자 그것이 선출직이든 임명직이든 공무원은 국민에 봉사하는 자이다. 임명권자에게 또는 상관의 명령에, 인사권자에게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 봉사하는 자리이다.

또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 운운하며 신분을 보장(속칭 철 밥통)하는 것은 임명권자나 인사권자들이 내리는 부당한 명령에 당당히 맞서 국민을 위하여 일하라는 것이다.

사소한 일을 큰일에 견주었으니, 황당할 수도 있다. 기초가 없으면 사상누각이 되듯이 모든 일의 시발점은 아주 작은 일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선현들은 항상 처음을 삼가고 조심하였던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원성수 신임 총장의 재능과 역량을 발휘하여 지역과의 연계와 활성화와 나아가 중부권 도약의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끝으로 공주대학교 제7대 원성수 총장 취임을 깊이 경하하며 소소한 지적을 군자다운 포용력으로 혜량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