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품창고가 휴게실? 공주시청 청소근로자 복지정책 '충격'
물품창고가 휴게실? 공주시청 청소근로자 복지정책 '충격'
  • 이순종 기자
  • 승인 2019.03.11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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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종
휴게실 침대 위에 제설용 너까래를 방치해 둔 공주시ⓒ이순종

공주시가 본청 내 청소 근로자들에게 물품창고를 휴게실로 제공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하위직 노동자들에 대한 홀대와 복지차별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간제로 근무 중인 3명의 직원들에게 제공되고 있는 휴게공간은 외부건물에 있는 창고1동과, 본청 지하1층 구내식당 계단 안 청소물품창고 두 곳이다.

7일 취재진 확인 결과 구내식당 옆 지하 계단 창고는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휴지, 도로청소용 빗자루, 제설용 너까래 등을 보관하고 있어 직원 휴게공간으로 사용중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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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에는 도로 청소용 빗자루와 쓰레받이가 쌓여있다ⓒ이순종

창고 문을 열자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찔렀다. 소파에는 빗자루와 쓰레받이가 쌓여있고, 침대에도 겨울철 너까래와 음료수, 라면이 뒤엉켜 나뒹굴었다.

평상 위에는 쓰레기가 널려있고, 앞쪽에는 고무호스 더미와 화장실용 휴지가 박스 째 쌓여 있었다.

천장 높이가 2m도 채 되지 않는 실내공간은 성인 남자 한명이 서 있기에도 벅찰 만큼 낮았다.

전원이 꺼진 냉장고와 서랍장 속에는 쓰레기와 오래된 물, 커피포트가 전부였다.

정부는 청소도구 및 수납공간 등을 근로자 휴게실로 사용치 못하도록 정하고 있다.

또한 지하실, 기계실, 화장실 등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공간은 피하도록 권하고 있다. 담당자를 지정해 청결유지는 물론 최소면적 6㎡를 확보해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54조(휴게)에서도 사용자는 근로시간이 8시간인 경우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보장해 주도록 하고 있다. 노동자는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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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이 꺼진 냉장고와 서랍장 속에는 쓰레기와 오래된 물, 커피포트가 전부다ⓒ이순종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하 휴게실에 근로자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침대, 평상 등 모든 것을 갖춰놓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근로자들이 공간을 사용할 수 없도록 물품들을 잔뜩 쌓아 놓고 방치한 사실을 확인한 뒤 다음 날 모두 치웠다.

정부 기준을 무시한 채 현재 청소물품창고를 근로자휴게실로 제공하는 지자체는 충남도 15개 시·군 중 공주시가 유일하다.

공주시의회 상임위 회의실 앞 의자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청소 근로자는 “휴게실은 냄새나고 지저분해서 안 간다”며 “점심식사 후 당직실에서 잠깐 앉아 커피마시는 게 전부”라고 털어놓았다.

공주시가 청소 근로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다른 휴게실도 창고다.

일을 하는 본청이 아닌 본청으로부터 150m나 떨어진 외부 건물에 있다.

정부는 기본적으로 휴게공간을 작업 공간이나 작업장 내에 설치하도록 정하고 있다. 최소 기준에도 맞지 않는다.

다른 관계자는 “쉬는 공간이 그렇게 멀리 있으면 누가 사용 하겠냐”며 “당직실에서만 쉬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발표한 휴게시설 기준이 법적강제력을 갖는 건 아니다.

그러나 민간 사업자를 대상으로 정한 최소한의 기준을 공주시가 심각하게 위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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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 위에는 쓰레기가 널려있고 앞에는 고무호스와 화장실용 휴지가 박스 째 쌓여 있다ⓒ이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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