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만원 들인 공주산성시장 쇼핑카트 9년째 방치
1500만원 들인 공주산성시장 쇼핑카트 9년째 방치
  • 이순종 기자
  • 승인 2019.03.05 17: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창선 부의장 "전형적인 예산낭비" 지적
ⓒ이순종
산성시장 공영주차장 1~4층에 배치하고 남은 쇼핑카트가 주차장 옥상에 방치 돼 있다. ⓒ이순종

공주시가 지난 2010년 1500만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공주 산성시장에 도입한 150여대의 쇼핑카트가 수년 째 무용지물로 방치되고 있다.

공주시상인회는 그 중 80여대의 카트를 산성시장 공영주차장 1~4층에 나누어 배치하고 대여를 통해 소비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나머지 카트는 없어지거나 주차장 옥상 등 훼손 위험에 노출된 채 곳곳에 방치 돼 있다.

각 층마다 배치 된 카트는 오랫동안 먼지가 쌓여 글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물건을 담는 망에는 녹이 잔뜩 슬어 있었다. 바퀴는 굴릴 때 마다 요란한 소리를 냈다.

이용률이 저조하자 사실상 관리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주차장 입구에 흉물스럽게 방치된 카트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었다.

ⓒ이순종
각 층마다 배치 된 카트는 오랫동안 먼지가 쌓여 글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다.ⓒ이순종
ⓒ이순종
물건을 담는 망에는 녹이 잔뜩 슬어 있다.ⓒ이순종

주차장 출입관리 직원은 “쇼핑카트를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본 적 없다”며 “가끔 평일에 1~2명 사용하는 걸 봤지만 주말에는 전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카트를 끌고 돌아다녀야 하는 좁은 시장 길 지천에는 매립 된 하수구 뚜껑이 널려 있어 운행을 방해하고 있다. 곳곳에 파손 된 길바닥 사이로 바퀴가 끼는 경우도 다반사다. 경사진 도로가 카트를 밀고 다니기 더욱 힘들게 만든다는 게 산성시장 상인들의 이야기다.

특히 평일에는 산성시장 이동로가 복잡하지 않아 대부분 도로변에 차량을 주차하고 구매한다. 주말이나 장날에는 사람이 몰려 카트 이동이 불가능해 기피하고 있는 것도 방치원인 중 하나다.

산성시장 내 한 상인은 “이렇게 좁고 울퉁불퉁한 길에서 누가 쇼핑카트를 밀고 다니겠느냐”며 “시장까지 들어오는 도로부터 곳곳이 파손돼서 바퀴가 굴러가겠느냐. 시장입구까지 카트를 들고 와야 할 지경”이라고 성토했다.

카트를 끌고 돌아다녀야 하는 좁은 시장 길 지천에는 매립 된 하수구 뚜껑이 널려 있어 운행을 방해하고 있다.ⓒ이순종
카트를 끌고 돌아다녀야 하는 좁은 시장 길 지천에는 매립 된 하수구 뚜껑이 널려 있어 운행을 방해하고 있다.ⓒ이순종

전형적인 예산 낭비라는 지적과 함께 매년 대책을 마련하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도로문제해결’이라는 근본적인 해결책 말고는 뚜렷한 대책이 없어 수년째 이어오고 있다.

5일 공주시의회 특별위원회실에서 열린 추경예산심의에서 이창선 부의장은 “절대 카트를 끌고 다닐 수 없는 도로다. 그래서 주차장 옆에서 썩고 있는 것”이라며 “6-7년 전 만든 걸 1년도 못쓰고 썩어가게 하고 있다. 전형적인 예산낭비”라고 맹비난했다.

이에 대해 공주시는 애초 기대보다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점을 알고 있으며 조만간 활용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공주시 관계자는 "초기에 기대했던 것보다 활용도가 저조하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당장은 별다른 활용방안이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일부 상인들이 물건을 도로에 진열해 놓기 때문에 도로가 더욱 좁아져 카트 이용이 쉽지 않다. 이 부분부터 개선해 나가야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정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이순종
곳곳에 파손 된 길바닥 사이로 바퀴가 끼는 경우도 다반사다.ⓒ이순종

 

ⓒ이순종
산성시장 내 도로가 파손 되어 있다.ⓒ이순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