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태원, 기름 빼돌린 용역업체 직원 정규직 전환 논란
국립생태원, 기름 빼돌린 용역업체 직원 정규직 전환 논란
  • 이원구 기자
  • 승인 2019.02.2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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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생태원 ⓒ백제뉴스
국립 생태원 ⓒ백제뉴스

 

국립생태원이 유류를 빼돌린 용역업체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계실 내 발전기실의 1000리터 유류탱크 4곳에서 기름(경유)이 없어진다는 내부 직원의 고발에 따라 그 해 12월 26일부터 2017년 1월 4일까지 기계실 운영 등에 대해 감사를 벌였다.

감사 결과 기계실 팀장과 팀원들이 싯가 40만 원 상당의 경유를 빼돌려 팀원 회식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생태원은 환경부의 직무관련 범죄 고발 지침에 따라 소액이고 피해액이 모두 원상 회복됐다는 이유를 들어 기계실 팀장이 사직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적은 금액이라도 국가 재산을 빼돌린 것에 대해 직무 고발을 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적은 금액이라도 다른 사람이나 기관의 재산을 훔쳤다가 되돌려준다고 해도 절도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면서 “국가 재산을 빼돌린데 대해 철저한 수사를 의뢰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생태원의 부실 감사로 용역업체 직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직원은 뉴스1과 “2016년에 경유가 없어진 것은 팀장 등 2명이 에코리움, 본관 동, 복원 동, 방문자센터 등 4개소 등의 유류탱크에서 치밀한 계획 하에 상습적으로 빼돌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2016년 1월부터 8월까지 매월 1회 발전기 무 부하운전(발전기를 끄고 운전하는 것) 점검을 매월 2회 운전한 것처럼 운전시간과 경유소비량 등의 발전기일지를 허위 작성하고, 1톤 트럭 관용차에 주유한 것처럼 속여 경유 10드럼 이상의 싯가 300만 원 상당의 경유를 절취했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생태원은 이 일이 확대될 것이 두려워 은폐·축소한 것이라며, 40만 원 상당의 경유를 절취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부실한 감사로 당시 용역업체 소속인 직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직원도 “장부를 맞추기 위해 주유소 영수증이 필요하다고 해 자신의 차량에 주유하고 5만 원 상당의 영수증을 여러 장 갖다 줬다”고 폭로했다.

생태원은 지난해 7월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계획’에 따라 기계실 직원 등 파견용역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이에 대해 생태원 관계자는 “감사 결과 40만 원 상당의 경유를 빼내 팀원들끼리 회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직무관련 범죄 고발 지침에 따라 소액이고 원상 회복된 점을 들어 팀장이 모든 책임을 지고 사직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