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우려스런 공주시 부서간 업무 불통
[기자수첩] 우려스런 공주시 부서간 업무 불통
  • 이순종 기자
  • 승인 2018.12.05 14:2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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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종 기자 ⓒ백제뉴스
이순종 기자 ⓒ백제뉴스

 

당선과 동시에 소통행보를 보이고 있는 김정섭 공주시장.

그러나 기대와 달리, 그의 목소리가 '담당 실과'에 전달조차 되지 않은 흔적이 공주시의회 예산안 심의 곳곳에서 드러나 우려를 낳고 있다.

29일 공주시의회 특별위원회실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미디어담당관은 ‘공공형 와이파이’ 사업추진 예산을 계상했다. 그러나 공주시에서 지정한 20여개의 대상 공공기관 중 ‘학교’는 포함되지 않았다.

‘교육용 공공 와이파이설치’는 지난 10월 20일 ‘공주시 청소년참여위원회 정책제안 간담회’ 자리에서 학생들이 김정섭 공주시장에 직접 제안했던 사안이다.

당시 김정섭 공주시장은 간담회 자리에 참석해서 “전달된 제안들을 적극 검토해 시책에 반영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공주시는 김 시장의 공언과는 달리 학교를 공공기관 대상에서 모두 제외했다.

질문을 받은 최덕근 미디어담당관은 정책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고 “저희가 갖고 있는 자료 중에 빠져있다. 알아보겠다”고 답변했다.

실과에서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당시 간담회에 참석했던 정종순 의원에 따르면, 학생들이 버스번호까지 직접 조사해 와서 등·하교 시간 버스증원을 요청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김정섭 시장은 적극적인 검토를 약속했지만, 담당 과에서는 예산편성은 고사하고 예산심의에서 “지원을 신청하는 학교가 없어 활성화가 안 돼 예산을 반납하고 있다”는 이해할 수 없는 답변을 했다.

교통과 역시, 청소년들이 요청한 BIS개선사업에 대해 전달받은 적 있냐는 질문에 “전달 받은 적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당시 질의에 나섰던 정종순 의원은 “만약 청소년들이 했던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면, 그냥 지원을 안 하는 게 아니라, 실과에서는 아이들이 (지원을)포기했다고 판단하고, 사유를 찾았어야 했다”면서 “그때 질의했을 때도 (실과에서)그런 얘기가 나왔었는지를 못 들었던 것 같았다. 전달자체가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작 얘기를 들은 곳에서 전달이 안 된 건지, 아이들이 한 얘기니까 무시를 하고 들어가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논란에 대해 김정섭 공주시장은 5일 정례브리핑 자리에서 “학생들의 요구는 교육청에서나 학교에서 관점이 다른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같이 하다 보니 모두 반영하지는 못한 것”이라며 요구를 묵살한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어 관련부서에서 알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자리에 참석했던 담당 과에서 해당 부서에 전달하지 않은 게 문제인 것 같다”고 밝혔다.

결국, 간담회를 주관한 담당부서에서 실과에게 나온 이야기를 전달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었던 것이다.

미디어 실 관계자 역시 “우리도 이번 예산심의에서 지적당하면서 (공공와이파이)처음 알게 됐다. 주관부서에서 이야기 하지 않으면 우리는 알 길이 없다”며 “이번 사안은 순전히 부서 간 업무불통으로 일어난 문제”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김정섭 시장은 청소년을 상대로 소통을 약속 하면서, 뒤로는 묵살하는 ‘거짓말쟁이’로 비쳐지게 됐다.

직접 정치에 참여한다는 부푼 마음을 품고 공주시청을 찾은 청소년들에게 담당실과에서 ‘전달받지도 못했다’는 사실은, 시정에 대한 불신과 마음에 큰 상처가 됐다.

공주시는 이번 사례를 통해 시민과의 소통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시장과 담당 부서와의 정무적인 소통과, 담당부서 간의 소통에 대해 다시 한 번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