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편 어려운 음식점주, 백석대에 장학금 약정 ‘훈훈’
형편 어려운 음식점주, 백석대에 장학금 약정 ‘훈훈’
  • 이순종 기자
  • 승인 2018.10.15 1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남구 안서동에서 기사님식당을 운영하는 김영자, 유영철 부부ⓒ백석대학교
동남구 안서동에서 기사님식당을 운영하는 김영자, 유영철 부부ⓒ백석대학교

 

15일 오전, 백석대학교에 훈훈한 소식이 들려왔다. 학교 앞에서 ‘기사님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자 씨(60ㆍ여)가 ‘백석후원의집’으로 등록하고 월 일정액을 장학금으로 내놓겠다는 것.

10여 년 식당을 운영한 김 씨는 올해 초 백석대학교 앞 상가로 가게를 이전했다. 추운 날씨에 마음이 더욱 따뜻해졌던 이유는 김 씨의 가정 사정이 그리 여유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남편이 척수염을 앓고 있다”며 “겉으로 보기엔 멀쩡한데, 주기적으로 병원을 가야해서 치료비가 만만찮게 든다. 더 많이 베풀고 싶지만 먹고 사느라 여력이 없어 미안하다”고 말했다.

발전기금을 약정한 것은 물론 그는 재학생들을 위해 추석, 설날을 제외하면 매일 아침 6시에 가게 문을 열고 있다.

“한창 배고픈 나이잖아요. 아침 먹으러 올 수도 있으니 일찍 열어야죠. 밥이나 반찬 먹고 싶은 만큼 계속 더 줘요. 마음 같아서는 학생들이 생선이나 채소도 잘 먹었으면 하는데 요즘 친구들은 고기만 좋아해서 큰일이에요.”

기사님식당을 자주 찾는다는 백석대 보건학부 이경혜 씨(25ㆍ여)는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는 자취생, 기숙사생들에게 제대로 된 집밥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라며 “늘 잘 먹는 학생들을 기억하시고 채워주시는 모습이 이젠 친근하고 포근하다. 사장님 내외분이 건강하게 오래 장사하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영자 씨는 “많은 금액을 약정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학생들이 항상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도록 늘 식당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