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양승조 충남도지사, 어깨 힘 좀 빼시죠?"
[단상] "양승조 충남도지사, 어깨 힘 좀 빼시죠?"
  • 유재근 객원기자
  • 승인 2018.08.0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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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조 충남도지사 ⓒ백제뉴스DB
양승조 충남도지사 ⓒ백제뉴스DB

 

여당 출신의 4선 중진, 하지만 지금은 신임 도지사일 뿐 아닌가?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자신의 위치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실효성의 문제제기를 받고 있는 저출산 대책, 가볍게 처신한 정무부지사 인선 문제, 감정적 접근을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관용차와 관사 문제 등등. 아직 초반이지만 양 지사의 행보에는 우려가 뒤따르고 있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지만 모든 정책에는 지역에서 해결해야 할 것과 광역의 과제와 국가의 이슈가 나뉘게 마련이다. 저출산이 과연 충남만의 문제도 아니고, 국가적으로 전략화 된 대책이 필요하다고 하는 가운데 양 지사가 취임일성의 최우선 과제로 저출산을 들고 나온 게 과연 적절하냐는 물음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양 지가 저출산 시책으로 보여준 게 시외터미널과 시중 은행의 임산부·아이 동반 창구였다는 점은 한숨만 나오게 했다. 특별 창구까지 만들어서 과연 그 혜택을 볼 도민들이 얼마나 될까? 이는 수혜자들에게 실질적 효과는 그리 높지 않고 일반 대중들의 불편함은 가중시킬 전형적인 보여주기 정책에 불과하고 도리어 사회적 갈등이나 반발심리만 불러올 게 뻔하다.

저출산 문제는 국가의 아젠다로 정해 광역에서는 이를 뒷받침하고 다른 피부에 와 닿을 복지나 일자리 정책을 확충시켜 아이 키우며 살기 좋은 충남도를 만드는 게 도지사의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정무부지사 자리는 난데없이 문화예술체육부지사로 하겠다고 해서 혼란을 키웠다. 충남에 필요한 다양한 정무적 분야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게 과연 문화·예술·체육 분야가 맞는지는 차치하더라도 인선 과정이 너무 신중하지 못했다.

염두에 둔 확실한 인사가 있다면 도지사 본인이나 최측근 쪽에서 삼고초려 등의 정중한 접근을 통해 모시고 확정이 되면 발표를 해야 마땅할 건데 언론 쪽으로 몇 명의 이름을 흘려 반응을 살피다 정식 요청도 없이 입방아에만 올랐던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으로부터 거론되는 게 불쾌하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마치 내가 여당의 4선 중진 의원으로 도지사가 됐는데 내 부름을 설마 거부할 리가 있냐는 식으로 가볍게 접근하는 듯한 자세로 보였다.

결국 돌고 돌아 나소열 청와대 자치분권비서관이 맡게 됐지만, 나 부지사도 사실 처음에는 거절했던 인물이다. 애초에 계산이 틀어진 양 지사와 차기 총선에서의 유·불리를 두고 주판알을 튕기던 나 부지사의 선택이 어쩌다 그냥저냥 맞은 셈이다.

관용차와 관사 문제는 최근 논란의 결정판이었다. 안희정 전 지사 시절 구입하고 지어졌던 관사와 채 1년도 안 된 관용차를 거절하고 양 지사는 기존 정무부지사의 관사와 새 관용차를 사용하기로 하면서 예산낭비의 지적을 받고 있다.

양 지사는 원래 도에 할당된 관용차량(8대)보다 원래 보유하고 있던 차량(6대)이 적었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어려운 도의 형편, 필요한 것도 아껴야 할 판에 1억이 넘는 제네시스 EQ900을 덜컥 구매한 것은 도민들의 정서에서 이해하기 어려워 보인다.

본인 입장에서는 여자 문제로 물러난 안 전 지사가 사용하던 것들이 꺼림칙하다며 교체의 당위성을 감정적인 부분으로 내비치는데 그치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양 지사의 마음가짐이다. 본인이 4선의 국회의원이었지만 지금은 ‘신임 도지사’라는 겸손한 생각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반대로 ‘출신의 대접을 받아야 마땅한 충남도지사’라고 생각한다면 큰 문제다. 지금이라도 본인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