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리는 김정섭 호(號) 순항할까?
닻 올리는 김정섭 호(號) 순항할까?
  • 유재근 객원기자
  • 승인 2018.06.2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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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유재근
김정섭 공주시장 당선인 ⓒ백제뉴스DB
김정섭 공주시장 당선인 ⓒ백제뉴스DB

 

“시민이 주인인 공주시, 시민행복을 첫째가는 척도로 삼는 시장, 매력과 활력이 넘치는 신바람나는 공주시를 만들겠다.”

막을 내린 6·13 지방선거에서 공주시민은 사상 첫 진보 출신 시장을 탄생시켰다. 김정섭 후보는 4년 전 선거에서의 패배 이후 공주시 전역을 돌아다니며 절치부심한 반면 오시덕 후보는 바뀐 민심을 읽는데 실패했다.

그간 보수와 지역정당의 세가 강했던 공주시는 그러나 지난 2번의 총선과 지난해 치러진 대선에서 진보진영을 더 많이 밀어주면서 시대의 변화이자 변화에 대한 열망을 표출했다.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도 그런 일련의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

정치적 변화야 그러하지만 공주시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느냐는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니다. 시민들이 바뀐 시장을 선택했다면 공주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당분간은 행정경험이 부족하다는 세간의 우려를 극복해야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공주시의 앞날은 시정 준비기간을 가져도 될 만큼 한가하지가 않다.

시의회와의 협력도 관건이다. 비교적 여당의 압승으로 끝난 분위기와는 달리 공주시의회는 여야가 6:6 동석이다.

더군다나 여당 의원은 재선 1명에 초선 5명으로 김 당선자만큼 경험이 부족한데 반해 야당은 3선이 2명에 무소속 당선자는 무려 4선의 현역의원이다.

시장 뿐 아니라 시의원의 경험 또한 부족한 상태다. 결국 야당 의원들과의 관계설정이 어떻게 될지에 따라 편안한 4년이 될 수도 있고, 혼란스럽기만 한 4년이 될 수도 있다.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공주시에는 인구감소 문제가 그럴 것이다.

전임 시장 때도 인구 증가를 위해 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일부 시장 후보와 시의원들은 세종시와의 통합까지 주장했다. 정책결정자를 압박할 조짐이다. 자생과 통합 사이에 당장은 아니지만 어느 순간에 이르러서는 그 답을 내놓고 그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를 받아야 할 시점이 올 것이다.

젊은 시장 당선자의 머릿속에는 많은 생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권이 바뀐데다 최초의 진보시장임을 감안하면 단숨에 큰 변화를 이룰 수 있을 거란 기대는 본인 뿐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상실감만 안길 수도 있다.

자신의 정책을 잘 이끌어줄 인적 구성부터 시작해서 공약을 현실 가능한 것과 긴 호흡이 필요한 것들로 재구성 할 필요가 있다.

아직 민주당 정권과 본인의 지지도가 있을 늦지 않은 시일 내에 시정운영 방침을 마련하고 달성가능 기간과 그에 따르는 행정적, 절차적 사안들을 공개적으로 소상히 설명해 시민들과 시의회, 언론들에게 호응을 얻어내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