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 1석 빼고 민주당 싹쓸이"...우려되는 세종시의회
"비례 1석 빼고 민주당 싹쓸이"...우려되는 세종시의회
  • 유재근 객원기자
  • 승인 2018.06.24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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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유재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춘희 세종시장 당선인과 세종시의원 당선인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백제뉴스DB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춘희 세종시장 당선인과 세종시의원 당선인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백제뉴스DB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세종시의회 18석 중 무려 17석을 가져갔다. 자유한국당은 비례에서만 고작 1석을 얻는데 그쳤다.

신도심에서 민주당의 강세는 예견된 일이었다. 하지만 그와는 다른 양상이 이어질 거라고 기대했던 구도심에서조차 야당이 몰락한 것은 놀라운 결과였다.

자유한국당이 현역의원을 포함한 전문가 그룹을, 바른미래당도 참신한 인물을 발굴한다고 애는 썼지만 그 누구도 당선권에 접근하지 못했다. 시민운동을 전개해오던 무소속 군단도 내심 기적을 기대했지만 선전을 했을 뿐,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출신 국회의원과 시장, 그리고 진보 교육감까지 자리를 유지한 세종시는 비교적 균형을 가졌다고 했던 시의회에서도 여당이 압승을 따내며 당분간 일당독주가 이어지게 됐다.

집행부 감시의 역할을 지닌 시의회가 시장과 같은 당 출신의 의원들로만 분포된 것이 세종시의 발전에 꼭 긍정적인가에 대해선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견제와 균형 논리로는 적합지 않은 부분이 나타날 수 있다.

더욱이 초선이 무려 13명에 달한다는 점은 갈피를 잡기 어려운 부분이다. 물론 기존 시의원들에 대한 평가가 그리 좋지 못했던 세종시에서 새 인물의 대거 등장이 신선해보이기는 하지만 경륜이 부족한 시의원들로 시행착오의 기간이 길어진다거나, 그로 인해 일부 재선의원 중심으로 독선적인 시의회가 탄생한다면 시민들을 위한 정치는 공허해진다.

실명을 밝히긴 어렵겠지만 2016년 당시 민주당 출신 의장의 탈당 과정에서 일어난 의장 불신임안 서명사건을 주도했던 의원도 있었고,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조직 출신들로 소위 말이 잘 통하는 현직과 신인들에게 유리한 공천 결과를 안겨줘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었다는 뒷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걱정들이 현실화된다면 외부적으로 적폐청산을 외치는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 내의 신 적폐세력으로 양성될 우려가 있어 염려가 크다.

집행부 또한 그간 각종 개발 안이 수정되고 정부기관 이전이 지연되고 도시 내 행정난맥이 발생했던 것을 전 정부와 시의회의 반대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 왔다. 그러나 이제 정부와 시의회가 모두 민주당 차지로 돌아온 이상 성과에 대한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승리에 도취되어 있기에만은 짊어진 짐이 너무 커졌다. 시민들의 심판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정치권에 논쟁거리로 남아있는 중대선거구로의 전환 요구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런 우려 속에 세종시의회를 지켜보게 됐다.